탱고는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를 대표하는 음악입니다. 잘 알려진 탱고 음악가로는 카를로스 가르델, 아스토르 피아졸라가 있는데요. 오늘은 한 시대를 풍미한 작사가 겸 시인, 오라시오 페레르 (Horacio Ferrer)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오라시오 페레르는 1933년 6월 2일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태어났습니다. 우루과이 출생이지만 삼촌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었기 때문에, 자주 아르헨티나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는데, 실력이 매우 뛰어났다고 합니다. 또 단순히 시를 쓰는 걸 넘어 인형극이나 탱고 노래에 쓰이는 가사를 쓴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록 평평한 종이 위에 쓰인 글로 감정을 전달하는 시인이었지만, 오라시오는 항상 글 안의 음률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시를 쓸 때 자신만이 가진 철학을 아래와 같이 표현했습니다.
“시나 가사의 소절은 읽는 것이 아니라 음악처럼 들려야 하며, 말하는 음악이라 할 수 있다.”
오라시오는 20대부터 탱고 매거진 “탕게안도” (Tangueando)에서 오랜 시간 편집자로 일하며 탱고와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또 일을 하며 틈틈이 반도네온을 배우며 악기와도 친해진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그를 탱고 작사가로 유명하게 만든 건 1969년 ‘미치광이를 위한 발라드’ (‘Balada para un loco’) 노래가 발매되면서 부터였습니다. 이 노래는 아스토르 피아졸라가 부른 노래로, 작사는 오라시오가 맡았다고 합니다.
그는 한 여자에게 사랑에 빠진 한 남자가 부에노스아이레스 까야오 (Callao) 거리 한가운데서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시적으로 표현했습니다. 특히 가사에서 사랑에 미쳐 여자 앞에서 춤추는 로맨틱한 남자를 묘사하기 위해 스페인어로 piantao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이는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에서 자주 쓰는 사투리 같은 단어로 ‘미치광이’(표준 스페인어로는 loco)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고, piantao, piantao piantao가 반복되는 부분은 이 노래의 가장 유명한 구절이 됐습니다.
이 밖에도, 가사의 많은 부분이 상당히 시적인걸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남자의 마음을 ‘quereme, está bien, pero quereme así, piantao... quereme como soy, que ésa es la verdad del amor.’ (날 사랑해줘, 괜찮아, 하지만 이렇게 미쳐있는 날 있는 그대로 사랑해줘... 그게 사랑의 진실이야)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하나의 뮤지컬 같이 잔잔하게 흐르면서, 강렬하게 바뀌는 걸 반복하는 노래 구성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참고로 훗날 ‘미치광이를 위한 발라드’ (Balada para un loco’)는 ‘라틴아메리카 베스트 음악 100’ 안에 꼽히며 중남미 전체를 대표하는 불후의 명곡으로 남게 됩니다.
탱고 음악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오라시오 페레르는, 1990년 평생 자신의 소원이던 ‘국립 탱고 아카데미’ (Academia Nacional del Tango)를 설립하게 됩니다. 초대 회장직을 맡은 오라시오는 아카데미를 통해 탱고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집중했고, 그 결과 유럽, 중남미 등 30곳이 넘는 곳에 탱고를 전파할 수 있었습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중심지에 세워진 첫 탱고 아카데미는 지금까지도 5월에 거리에 있는 피에드라스 (Piedras) 역 근처에 남아있으며, 탱고 역사를 간직한 박물관과 탱고 레슨을 운영 중에 있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