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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Aug 12. 2022

브라질 삼바 춤의 역사와 최초의 '삼바 학교' 이야기


‘삼바’는 브라질을 대표하는 전통춤입니다. 삼바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리우 카니발은 세계 3대 카니발에 들어갈 만큼 유명한데요. 코로나 이전에는 무려 200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축제에 참가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삼바라는 이름의 유래는 앙골라 킴분두 (Kimbundu)어로, ‘춤으로의 초대’를 뜻하는 셈바 (semba)에서 유래됐습니다. 이후에는 브라질 북부로 넘어왔던 아프리카 흑인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춤을 가리키는 단어로 발전하게 됩니다. 즉 삼바는 다양한 브라질 문화 중에서도 아프리카 문화에 속했으며, 그들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춤이기도 했습니다.


식민지 시절부터 유행했던 삼바는 20세기에 접어들며 더욱 체계적인 틀을 갖추게 됩니다. 1928년 8월 12일, 브라질의 수도였던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는 첫 번째 삼바 학교가 설립됐는데요. 학교는 에스타시우 (Estacio) 빈민촌 (파벨라)에서 활동하던 삼바 작곡가와 음악가들이 힘을 합쳐 만들어졌고, 특히 삼비스타 (Sambista) 오스발도 리스보아와 이스마엘 실바가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Deixa Falar 멤버들의 모습 (사진 자료: blocodofua) 


역사상 첫 번째 삼바 학교의 이름은 포르투갈어로 'Deixa Falar'였습니다. 이는 번역하면 “말하게 둬” (let it/she/he talk)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당시 브라질 경찰들은 아프리카 흑인이나 물라토들이 빈민촌 (파벨라) 거리에서 춤을 추거나 시끄럽게 퍼레이드 연습하는 걸 제한했습니다. 단순히 흑인 문화란 이유로 삼바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겁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극복하고자, 첫 번째 학교는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유를 줘"라는 의미를 담게 됐고, 1929년 첫 번째 삼바 퍼레이드를 펼치며 삼바 공연의 첫 시작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Dexia Falar 학교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운영진들 사이에서 삼바 춤이 무엇인지,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대한 의견이 다 달랐다는 점입니다. 또 몇몇 멤버들은 경제적 문제로 전문직에 일하게 되면서 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이 부족하게 됩니다. 결국 Deixa Falar는 ‘첫 번째 삼바학교’라는 명성과는 반대로 1930년 허무하게 문을 닫게 됩니다.


학교가 사라졌다고 해서, 그들이 남긴 유산이 완전히 사라진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삼바 문화성장하는데 크게 기여했고, 멤버들이 처음 사용한 탬버린은 삼바에서 대중적으로 쓰이는 악기가 됐습니다. 또 브라질에서는 1930년대부터 제툴리오 바르가스 ‘브라질 정체성’ (brasilidade)을 강조하며 인종, 계급으로 분리돼있던 브라질을 하나로 만들고자 했고, 소외됐던 아프리카 문화를 브라질의  부분으로 인정하며 사회적 인식을 조금씩 바꿨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1935 삼바 퍼레이드는 정부의 공식 허가를 받게 됐고, 포르텔라와 망게이라 (Portela and Mangueira) 같은 유명한 삼바 학교도 새롭게 탄생하게 됩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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