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티너리 Sep 16. 2022

거대한 축제가 벌어지는 멕시코의 독립 기념일


중미 다섯 개 국가들의 독립 기념일이 9월 15일이라면, 매년 9월 16일은 멕시코의 독립 기념일입니다. 1810년 9월 16일 새벽. 멕시코의 독립 영웅 미겔 이달고 신부가 멕시코 독립을 외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이 날이 독립 기념일로 제정되었는데요. 독립 기념일이 가까워질 때면 멕시코 거리 곳곳에서 국기와 장식들을 볼 수 있을 만큼 굉장히 중요한 날이기도 합니다. 



이전 글에서 설명해 드렸듯이, 이달고 신부는 멕시코에서 처음으로 독립을 외쳤던 인물이었습니다. 프랑스가 스페인을 점령하자 길을 잃게 된 아메리카 대륙은 혼란이 가중되고 있었는데, 이달고는 다른 크리오요들과 함께 멕시코 독립의 필요성을 주장했던 겁니다. ‘돌로레스의 울부짖음 (Cry of Dolores)’이라 이름 붙여진 그의 독립 연설은 현재 정확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역사 학자들은 그가 “아메리카에 새로운 운명을 결정지을 때가 왔으며, 300년의 억압을 끊고 자유를 얻기 위해 우리 스스로 싸우자"라는 내용을 사람들에게 전달했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습니다.



멕시코 독립일과 관련해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면, 바로 정확한 날짜가 15일인지, 아니면 16일인지 헷갈려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15일 저녁부터 각 도시에서 축제와 콘서트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또 11시 정각에는 멕시코 대통령이 소칼로 광장에 나와 종을 울리며 “비바 메히코”와 여러 영웅들의 이름을 외치고, 곧바로 거대한 규모의 불꽃놀이가 펼쳐지는데요. 이 때문에 중미 국가와 똑같은 15일을 멕시코 독립 기념일로 착각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 겁니다. 


멕시코 독립 기념행사가 9월 15일부터 시작된 이유에 대해서는 한 가지 ‘썰’이 존재합니다. 멕시코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대통령 중에는 포르피리오 디아즈라는 인물이 있는데요. 마침 그의 생일이 9월 15일이었기 때문에 생일과 독립 기념일을 일치시켜 행사를 진행하도록 했다는 게 몇몇 사람들의 주장입니다. 1910년 ‘멕시코 독립 100주년’을 맞아 시작된 행사는, 200주년이 넘은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쭉 이어져 오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역사학자들은 이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여러 역사적 문서에 따르면, 멕시코에선 이미 1840년부터 9월 15일부터 축제를 즐기는 문화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입니다. 멕시코 사람들은 독립을 기념하기 위한 축제, 세레나데, 불꽃놀이를 전날 밤부터 시작했고, 스페인어로 ‘grito’ (외침)이라 불리는 행사도 15일 밤부터 자연스레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독립 기념일 당일인 16일에는 소칼로 광장을 비롯한 주요 거리에서 화려한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오후에는 각종 행사가 이어지는데요. 이처럼 멕시코인들은 자신들에게 깊은 의미가 있는 독립일을 하루가 아닌 15-16일 이튿날에 걸쳐 축제처럼 기념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짧게 알아보는 중미의 독립 역사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