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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Oct 13. 2022

멕시코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는 누구였을까?


1982년 10월 13일. 멕시코 외교관이자 작가였던 알폰소 가르시아 로블레스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멕시코 작가 옥타비오 파스와 과학자 마리오 몰리나의 문학상 (1990년), 화학상 (1995년) 수상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그의 노벨상 수상은 멕시코 출신이 받은 최초의 노벨상으로 기록됩니다.


가르시아 로블레스가 평화상을 받은 건 1967년 맺은 ‘틀라텔롤코 조약’과 관련이 있습니다. 냉전 시대 동안 핵무기 경쟁이 한창이던 때, 중남미에서도 자칫 핵무기를 개발하여 지역 안보를 해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이미 쿠바 미사일 위기 때 전쟁 위기를 목격한 중남미 국가들은 이 같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라틴아메리카 비핵화 준비 위원회’ (Preparatory Commission for the Denuclearization of Latin America)를 창설했고, 중남미 33개국 모두가 참여해 핵무기 확산에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멕시코시티에서 모임을 가진 중남미 국가들은 무려 3년 동안 모임을 이어나갔습니다. 여러 국가가 모인 자리이기도 했지만 '중남미 지역의 범주를 어디까지 가져갈 것인지', '유럽 국가의 식민 지배를 받고 있는 카리브 국가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의견을 좁혀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걸린 끝에 중남미 국가들은 결국 핵무기의 개발, 획득, 시험 및 배치를 금지하는 조항 33개가 포함된 ‘틀라텔롤코 조약’에 서명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조약 탄생하기까지 많은 기여를 한 인물이 바로 가르시아 로블레스였습니다. 그는 라틴 아메리카 비핵화 준비 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고, 멕시코 마테오스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회의 진행을 지휘했습니다. 조약이 맺어진 뒤 15년 뒤, 노벨상 위원회는 중남미 지역의 평화적인 비핵화를 이끌어낸 그의 공로를 인정해 노벨 평화상을 수여하게 된 것입니다.


한편 중남미 지역에서 탄생한 틀라텔롤코는 세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됩니다. 한 대륙에 있는 모든 국가가 동의한 최초의 비핵화 조약으로, 당시 무분별하게 핵무기 경쟁을 하던 다른 대륙 국가와는 다른 행보를 걸었기 때문입니다. 이 조약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파기된 적 없이 이행되고 있으며, 2009년 아프리카에서 맺은 펠린다바 조약과 더불어 대표적인 비핵화 조약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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