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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Nov 02. 2022

멕시코 최대 명절: 망자의 날


멕시코에서 매년 11월 2일은 ‘망자의 날’ (Día de Muertos)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날입니다. 망자의 날은 멕시코 최대 명절 중 하나로, 10월부터 셈파수칠 (Cempasuchil)이라는 오렌지색 꽃으로 멕시코 전역이 물들게 되는데요. 죽은자 들을 맞이하는 개념은 한국의 제사와 비슷하지만, 기도와 함께 축제도 같이 벌어지는 다양한 감정이 섞인 날 중 하나입니다.  


망자의 날의 유래는 약 3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과거 멕시코 중부 지역에 살았던 아즈텍인과 다른 나후아 인들은 우주에 대한 순환적 견해를 갖고 죽음을 삶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봤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사람이 죽으면 죽은 자의 땅인 치쿠나믹틀란으로 영혼이 여행하는 것으로 믿었고, 고인의 여정을 돕기 위해 무덤 앞에 음식이나 물을 놓는 의식을 진행했습니다. 이 전통은 이후 중세 스페인에서 건너온 모든 성인의 날 (사랑하는 사람의 무덤에 포도주와 영혼의 빵을 바치는 날) 문화와 겹치면서 지금의 ‘망자의 날'로 발전하게 됩니다.  


전통에 따르면 10월 31일 자정에 천국의 문이 열리고, 죽은 아이들의 영혼은 24시간 동안 가족과 만날 수 있습니다. 몇몇 멕시코 사람들은 이 날 오는 어린 영혼들을 가리켜 ‘조그만 천사들’ (Los Angelitos)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망자의 날 가장 마지막인 11월 2일엔 성인들의 영혼들이 가족들을 만나러 돌아오며, 이외에도 10월 28일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영혼, 30일엔 사고로 죽은 영혼들이 돌아오는 날로 믿고 있습니다.  


망자의 날이 가까워지면 멕시코 전역에서는 셈파수칠이라 불리는 오렌지색 꽃이 공원, 거리, 상점, 묘지에 놓이게 됩니다. 망자의 날 당일에는 꽃잎이 입구부터 제단까지 뿌려져 영혼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색을 가진 피카도 (Picado)라 불리는 장식이 하늘에 펄럭이며, 영정 사진이 놓인 재단 앞엔 음식부터 죽음의 빵, 설탕으로 만든 해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식들이 놓이게 됩니다.


한편 다른 중남미 국가에서도 같은 날 멕시코의 망자의 날 관습과 비슷한 의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히스패닉권 국가에서는 매년 11월 1일을 "모든 성인의 날"로 기념하고 있으며, 과테말라나 아르헨티나에서는 2일을 "위령의 날" (Día de los difuntos)로 세상을 떠난 가까운 사람들의 영혼을 기리고 있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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