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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Nov 17. 2022

아르헨티나에서 벌어졌던 '산 후안' 잠수함 실종 사고


중남미에서 가장 막강한 해군을 가진 나라를 고르라면,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정도를 들 수 있습니다. 그중 아르헨티나 해군은 중남미 국가 중 유일하게 걸프전에 참여하고, 남극에서 합동 군사 훈련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2017년 11월 15일. 아르헨티나에서는 44명을 태운 아르헨티나 잠수함 '산후안(ARA San Juan)'이 연락이 끊기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게 됩니다. 산후안은 주로 아르헨티나의 관할 해역에서 불법 어업을 근절하는 임무를 수행한 잠수함이었습니다. 평소처럼 마르 델 플라타 항에서 출발한 잠수함은 전 세계 최남단 도시로 알려진 우수아이아로 향했고, 그러던 중 의문의 사고로 교신이 끊기게 됩니다.


사건 직후 아르헨티나는 곧바로 잠수함을 찾기 위한 구조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스페인 영토 크기만 한 바다를 수색하는 어려운 작업이었기에, 영국, 미국, 칠레, 브라질 등 총 13개국에서 지원한 항공기와 선박, 그리고 4천여 명의 인원이 수색 작업에 함께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기상 악화 등 여러 악조건이 겹치면서 생존자를 구조할 수 있는 약 일주일 정도의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됩니다.


사건이 발생한 뒤 무려 일 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산 후안 잠수함의 모습은 여전히 찾을 수 없었습니다. "IMF 위기를 겪고 있는 정부가 돈을 핑계로 수색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비판 속에, 아르헨티나 정부는 사고 1주년 추모식을 연 뒤 계속해서 수색을 이어 나갔습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11월 17일, 해저 탐사 전문 기업인 ‘오션 인피니티'는 수심이 무려 900미터나 되는 깊은 바닷속에서 잠수함 잔해를 발견했습니다. 수색 작업이 얼마 남지 않은 극적인 발견으로, 이들은 몇 가지 확인 절차를 거친 뒤 바닷속 잔해가 산 후안 잠수함임을 공식 확인하게 됩니다.


같은 날 아르헨티나 정부는 기자 회견을 열어 산 후안 잠수함 수색 작전이 마무리됐음을 밝혔습니다. 사고의 유력한 원인은 환풍구 침수로 인한 전기 시스템 고장, 그리고 그로 인해 벌어진 수소 폭발이었습니다. 유가족들은 잠수함 선체를 인양해 침몰 원인을 규명할 것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기술적 문제를 이유로 인양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산 후안 잠수함은 참혹한 모습으로 아직까지 대서양 바닷속 깊은 곳에 버려져있으며, 아르헨티나 역사에서 벌어진 가장 비극적인 잠수한 사고로 남아있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 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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