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편(5) : 숙소와 옷가지

편히 쉬고 가볍게 입고

by 김정환


예상치 않게 이 글을 통하여 국토종주에 대한 실용적 정보를 얻는 분들이 계시다.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감사한 일이다. 번외편 마지막으로 옷과 숙소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다.


1. 숙소


숙소는 대부분 모텔이었다. 가장 싼 곳이 2만 5천 원, 대부분은 4~5만 원대다. 총지출 중 숙박비 비중이 가장 컸다. 찜질방이나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할 수도 있으나 그런 시설은 도시가 아니면 찾아보기 힘들다. 지방, 특히 읍면 단위 시골에서 하룻밤 묵을 곳을 찾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전형적인 모텔의 모습


외진 곳의 여관이나 모텔은 일용직 노동자들이 장기 거주하는 '달방'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시설에 투정을 부릴 일은 아니나 욕조나 침구 등의 아쉬움은 감수해야 한다.



찾아보면 모텔 외에도 다양한 숙소가 있다. 조령산 자연휴양림 내 숙박시설은 훌륭했다. 신라불교 초전지의 한옥체험관도 고려했던 후보 중 하나다. 사전에 섭외가 되면 동네 마을회관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들었으나 겨울인데다 일정을 매 순간 정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활용하지 못했다.


내 경우 숙소는 그 날의 최종 목적지였기에 선택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좋은 숙소가 문제가 아니라 그날 일정이 끝나는 근처에 숙소가 있어야 했다. 숙소 때문에 경로를 조정하기도 했다. (책 <영남대로>와 결별하게 된 결정적 계기도 구미시 도개면의 숙소 문제였다.)


조령산 자연휴양림 내 숙박시설


숙소 검색에는 주로 앱을 활용하였다. 네이버 지도에서 해당 지역을 확대하면 숙소 아이콘이 뜬다. 구글맵과 야놀자 앱도 참고할 만하다.


(왼쪽)네이버 지도를 키우면 숙박업소가 나타난다.(오른쪽) 구글맵을 활용해도 좋다.


이 글을 통해 정보를 얻는 분들을 위하여 여행 중 묵었던 숙소를 정리한다. (이름이 '호텔'로 된 곳도 실질은 모텔이다.)


1일차 : 에스모텔 (부산 범어사 근처)

2일차 : 낙동장여관 (삼랑진)

3일차 : 마틴호텔 (밀양 시내)

4일차 : 필모텔 (청도 읍내)

5일차 : M모텔 (동성로 근처)

6일차 : 꿈의궁전모텔 (칠곡군 가산면)

7일차 : 예스모텔 (구미종합터미널 근처)

8일차 : 보보스모텔 (상주종합터미널 근처)

9일차 : 아모르모텔 (점촌역 근처)

10일차 : 조령산 자연휴양림 복합휴양관 (조령산 자연휴양림 내)

11일차 : 힐링모텔 (충주 시내)

12일차 : 몰디브호텔 (음성 생극면)

13일차 : 케이원무인텔 (안성시 일죽면)

14일차 : J&J모텔 (용인중앙시장 근처)

15일차 : 황실중국전통마사지 (판교디지털단지)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현장의 정보다. 생극면에서는 식당 주인 아주머니께 원래 찾아가려던 숙소의 시설이 낙후되었다는 정보를 얻어 다른 곳으로 향했다. 신라불교 초전지에 한옥 체험관이 있다는 정보는 도개면 면사무소와 통화를 하던 중 알았다. '모든 단서는 현장에 있다,' 형사 사건에만 해당되는 격언이 아니다.




2. 옷가지


도보여행에서 옷에 허세를부리는 건 어리석다. 가장 가볍게, 가장 편안하게, 가장 실용적으로 챙겨야 한다. 감당할 수 있다면야 캐리어를 끌고 가도 뭐라 할 일은 아니지만 중간에 한짐 집으로 부쳐 보면 실감이 날 것이다.


옷은 계절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내 경우 상의로 유니클로의 히트텍 내의와 후리스, 그 위에 얇은 패딩 또는 윈드브레이커를 입었다. 날이 추울 때는 패딩 위에 윈드브레이커를 덧입었다.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갈수록 중무장이다.

하의는 속옷과 히트텍 내의, 그리고 기모 안감이 있는 등산바지였다. 2014년 제주도 올레길 여행 때도, 2016년 자전거 국토종주 때도 이 바지를 입었다. 청바지는 처음부터 배제했다. 입고 다닐 때 눈비에 젖으면 불편할 뿐더러 그 자체로 무게가 만만치 않다.



겉옷은 여벌을 챙기지 않았다. 속옷은 지금 입고 있는 것 외에 한두 벌로 족하다. 숙소에서 빨아 다음 날이나 그 다음 날 입으면 된다. 빨래감을 짊어진 채 산 넘고 강 건널 필요는 없지 않은가?


가벼우면서 필수적인 아이템도 있다. 얼굴·목의 보온과 자외선 차단을 위해 자전거용 마스크를 두 개 챙겼다. 넥 워머도 보온성이 우수하다. (16일차 참조)


자전거 마스크들이다. 머리부터 뒤집어 쓴다. 나는 검정색을 목에 두른 후 주황색 마스크로 얼굴을 덮었다.


가방은 평소에 메고 다니던 백팩이었다. 여행 후엔 다시 노트북과 책을 넣어 메고 다닌다.



물론 여행을 위해 요한 물품들이 있다. 하지만 이것저것 많이 챙길 필요도, 굳이 좋은 것이어야 할 이유도 없다. 국토종주라 하여 대단한 준비물이 필요한 게 아니다. 지금 집 안에 굴러다니는 물품만으로 충분하다.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건강한 몸과 약간의 자신감이다. 전천후 이동수단(다리), 만능 공구상자(손), 최고사양의 컴퓨터와메라(그게 무엇일지는 생각해 보시라)까지 갖추지 않았는가. 어떤 난관도 거뜬하다. 거기에 소량의 낙관성만 가미된다면 국토종주, 아니 그보다 더한 무엇이든 거칠 것이 없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번외편(4) : 도로와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