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물이 끓는 것을 바라보았다. 스테인리스 팬 바닥에 은단 모양의 물 입자가 오밀조밀 생기더니 그중 몇몇이 슝 하고 무리를 탈출했다. 거의 동시에 이동한 수면에서 입자가 퐁 터졌다. 작은 물 입자가 터지면 터질수록 물의 살갗에 크고 불규칙한 물집이 생겼다. 보글보글 보글보글. 기포가 터지면서 물에서 김이 펄펄 났다. 팬 가장자리를 따라 빙 둘린 투명한 물집 띠를 하염없이 쳐다보았다.
비명일까, 환호일까.
잇따라 터지는 기포 소리가 머릿속에 연속된 물음표를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