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부자 아빠가 될 수는 있는 거야?

가난한 아빠의 고민

by 라떼

주말 아침에는 스벅에서 글도 쓰고 책도 읽는다. 가끔은 여러명이 앉아 시끄럽게 떠들어서 방해를 받기도 하지만 카페는 차 마시며 얘기 나누는 곳이니 할 말은 없다. (억울하면 내가 도서관에 가면 될 일이다라고 생각은 하지만 좀 작은 소리로 대화했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오늘은 대여섯명이 옆에 왔는데 둘러앉아 자기 소개를 돌아가며 하길래 교회 예배 마치고 온 청년 모임인가 보다 짐작했는데 들리는 얘기가 달랐다. 부동산, 내 집 마련 같은 얘기가 주를 이루었다. 아마 내 집 마련을 위한 부동산 공부 모임을 시작하는 듯 보였다.


처음 든 생각은 '열심히 사는 구나'였다. 나는 지금껏 재테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게을러서 노력하지 못했다. 그러나 30~40대로 보이는 이 분들은 귀한 주말 시간을 할애하여 모여서 부동산 투자를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분들의 노력과 열의가 인상깊다. 이 정도까지 재테크에 노력하지 않은 내가 모아놓은 재산이 별로 없다는 것은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뿌린대로 거두는 법이니 불만을 갖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말이다. 다들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막을 수 없다.


옛날 사람 티를 내자면, 예전에 우리 부모님 세대는 열심히 일해서 적금 부어 타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때는 투자니 재테크니 이런 거 몰라도 되고 그저 성실히 일해서 아껴쓰고 저축하는 것이 미덕인 사회였다. 먹고 사는 것이 힘들었지만 어떻게 투자를 해서 재산을 불려야 하는지 같은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물론 당시는 은행 이율이 높았고 아파트 투기 같은 것은 서울 강남(당시는 영동이라고 불렀다) 일부 지역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은행이자보다 아파트 값이 훨씬 많이 오르는 세상이 된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기도 했다.


부모님 세대보다 소득이 많이 늘었고 먹고 사는 문제에서는 더 자유로워진 지금, 과연 우리는 더 행복해진걸까. 옛날로 돌아갈 수도 없는 일이고 돌아가자는 얘기도 아니다. 하지만, 끝없이 주식, 부동산, 코인 등 리스크가 있는 투자에 우리의 재산과 영혼을 쏟아부어야만 하는 '피로사회'가 바람직한 모습인가 생각이 든다.


거의 30년전에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지금도 언급되는 책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교직에 충실하고 정직하게 살아왔지만 재테크 노력을 하지 않았던 자신의 친 아빠를 가치절하시키고 자신에게 투자와 자금의 흐름을 가르쳐준 분을 '부자 아빠'로 숭배한다. 남의 일이 아니었다. 몇 년 전 성인이 된 내 아들은 내게 지금까지 재테크에 노력하지 않고 뭘 했냐고 따졌다. 재태크로 재산을 모은 다른 집 아빠들과 비교해서 한 말이라는 것이 명백했다. 아들은 아빠가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여기에 그쳤다는 것을 비판하고 있었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jpg


재산을 모으지는 못했지만 성실하게 일하여 가족을 부양하고 사회에 기여한 '가난한 아빠'는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인가? 모두가 재테크에 혈안이 되면 다 성공할 수 있는 것인가? 투자의 상당부분은 누군가는 성공하고 누군가는 손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이 아닌가?


주말에도 함께 모여 재테크를 고민하고 치열하게 살아야 되는 사회에서 카페에 앉아 한가로이 책을 읽고 (돈도 안되는) 글을 쓰는 한 가난한 아빠의 고민은 깊어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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