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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리 Dec 26. 2020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오지 않는다

40도를 넘나드는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



남미는 한국과 지구 반 바퀴, 비행기로 최소 24시간 이상 날아야 올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계절이 정 반대다.


한국이 더울 때 여기는 춥고(눈은 오지 않지만), 추울 때 너무나도 덥다. 

난 남미 중에서도 가장 덥다는 '파라과이'에 살고 있다.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오지 않는다, 절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38도의 크리스마스를 경험해봤는가? 

오늘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당일, 정전이 일어났다.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봤더니, 더운 날씨 탓에 많은 집들이 에어컨을 틀어 전력난에 정전이 됐던 것이다.


다행히도 몇 시간 뒤 다시 전기가 들어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어젯밤 크리스마스이브에는 다행히 전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했기 때문에 가족끼리 오손도손 꽤 그럴싸한 저녁 만찬을 즐겼다. 



우리 집 크리스마스 식탁은 늘 풍성한데, 이민가정이라서 그런지 식탁 위에 참 다양한 문화가 섞여있다.


칠면조 통구이와 빠네또네



일단, 크리스마스가 되면 우리 집 식탁에는 브라질에서 먹던 습관 때문인지 늘 '칠면조' 통구이와 이탈리안식 크리스마스 빵인 '빠네또네(Panettone)'가 등장한다. 없으면 너무 허전해서 크리스마스 같지가 않다.


칠면조 고기를 구울 동안 먹었던 바비큐와 요리들



그다음에는 한국식 반찬들과 요리 한 두 가지, 샴페인 혹은 칵테일을 마신다.

정말 이런 짬뽕이 없을 정도로 화려하고 다양한 만찬을 즐긴다.




이민가정에서 자란 나로선, 

크리스마스는 늘 가족과 함께 풍족한 한 끼를 나누며 한해에 있던 일들을 나누며 서로를 다독여주는 날이다.



언젠가 가정을 꾸린다면 내가 어디에 있던 이 전통은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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