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그거 돈만 내면 갈 수 있지 않나요?

파란만장했던 나의 대학원 입시 준비

by 다시 선영

상담교사가 되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학점은행제를 이용해서 심리학 학사 학위를 취득하는 것이었다. 온라인으로 일정학점 이상의 강의를 듣고 과제를 제출하고 시험을 치르면 되는 거라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내 앞에 놓인 큰 산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그건 교육대학원에 입학해서 상담교사2급자격증을 취득해야하는 것이었다.


교육대학원중에서도 상담심리학과 그중에서도 특히 2급양성과정은 학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10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

아무래도 학점은행제로 쉽게 관련학부를 이수할 수 있기 때문인것 같다.

게다가 나는 서울이 아니라 지방에 살고 있기 때문에 여러 학교에 원서를 넣을 수도 없었다.


내가 현실적으로 다닐 수 있는 딱 세 곳 그중 K대학을 목표로 입시 준비를 시작했다.

K대학은 내가 사는 도시에 있는 대학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백 프로 필답시험으로 선발하는 몇 안되는 대학원이었기 때문이다.

시험은 총 세문제로 상담심리학에서 2문제 심리학개론에서 1문제로 주관식의 문제가 주어진다.

나는 정석으로 심리학을 전공을 하지도 그렇다고 상담에 관한 이렇다고 할 경력도 없기 때문에 서류, 면접전형은 불리하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K대학교교육대학 입학도 내 생각대로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원래 인생이 생각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이건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였다.


K대학교교육대학원은 주말에 수업을 하는 몇 안 되는 대학원이라 지방이라도 인기가 많았다.

가끔은 서울이나 제주도에서 대학원 수업을 들으러 오기도 한다.

그 때문인지 합격까지의 길은 길고 험했다.


그 시기에는 나는 새로운 기관으로 발령이 나서 사실 바뀐업무와 직장상사와의 트러블 때문에 사실 아주 스트레스가 많았던 시기였다. 그러면 그럴수록 꼭 대학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은 간절해졌다.

틈틈이 퇴근 후에 기력이 남아있는 날이면 스터디 카페에 가서 필답고사를 치기 위한 공부를 했다.

대학원 입시는 K 대학은 전기, 후기 일 년의 두 번 입시를 치른다 나는 총 4번 응시했고 4번 모두 떨어졌다.

초수 합격생의 합격수기를 읽어보면 일을 병행하지 않거나 병행하더라도 퇴근후에 6개월정도 진득하게 앉아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기분이 좋으면 공부하고 아니면 말고를 반복한 나는 솔직히 그 기준에 미달했던 것이다.


어찌되었든 4번 정도 물을 먹고 나면 나같이 낙관적인 사람이라도 기가 꺾이게 된다.

나는 포기하는 대신에 K대학이 아닌 다른 나머지 Y대학교와 S대학교도 지원해 보기로 했다.

하지만 Y대학은 보기 좋게 서류에서 부터 탈락했고 S대학은 면접에서 최종 탈락했다.


S대학의 면접은 기억에 많이 남았다.

한 조로 면접을 보게 된 젊은 남자 지원자에게는 질문이 쏟아졌지만, 내게 온 질문은 딱 두가지였다


"학점이 너무 낮아요." (물론 좀 민망할 정도로 학점이 안 좋긴 했다.)

"입학을 하게되면 수련을 해야 하는데 어디서 하는지는 알아요?(멀 알긴 아냐는 뉘앙스로)

면접장을 나오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떨어졌구나 싶었다'. 무시당한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이런 생각도 들었다.

"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아는 거 아닌가?,

"내가 상담교사가 먼저 될지, 그 젊은 훈남이 먼저 될지 어떻게 그렇게 알지? "


그 이후로 난 대학원 준비를 계속 진행해야 할지 말지 한동안 고민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난 S대학 면접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한동안 손을 놓고 있던 K대학교 대학원 필답고사 준비를 다시 하기로 했다. 역시나 공부 밖에는 답이 없다.


그리고 반년후..철지부심 끝에 드디어 K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심리학과에 합격하게 되었다.


입학 후에 안 사실이지만 이번에 다른 학과에서 지원자가 적었고 지원자가 많은 우리 학과에서 선발인원을 조금 더 가져오게 되어 총 10명의 인원을 선발하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과연 그 덕분에 내가 합격한 것인지, 아니면 내가 잘해서 붙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운이 항상 좋은 법도 없지만 항상 나쁜 법도 없다....

계속해서 준비하고 도전하는 사람에게는 결국 기회가 생기는 법이다.

그러니 모든 것이 운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모든 것이 백 프로 노력이라고 말하는 것도 단정할 수 없다.


이상 파란만장 했던 나의 대학원 입시준비 기억이다...

글을 쓰기 위해 예전 기억을 떠올리기 위하여 사진을 검색해보니 대학원 준비를 하던 시절에 나는 다른 활동도 꽤 많이 했었다. 특히 몸을 움직이는 일을 많이 했다. 영남 알프스 7봉도 완등했고 난생 처음으로 5K 달리기대회에도 나갔고 갑자기 캠핑이 하고 싶어 캠핑장비를 사서 혼자캠핑도 다녔다. 지금 생각해보니 계속해서 시험에 낙방하다보니 다른쪽으로 성취감을 이루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마흔이 훌쩍 넘은 나이였지만 그시기는 내인생에서 가장 에너지가 넘쳤던 때였다.

문득 책에서 읽었던 구절이 떠오른다.

"내가 가려는 먼 곳을 쳐다보며 걷는 게 아니라 지금 있는 자리에서 발을 쳐다보며 일단 한 발짝을 떼는 것, 그것이 시작이며 끝이다. 그렇게 한 발짝 한 발짝 내딛는데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아직은 그 목적지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조금씩 한 발짝씩 그렇게 나의 목표에 가까워져 가고 있음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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