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크고 마음도 조금씩 자라날 즈음
셀 수도 없이 많은 보름달을 보았고
수많았던 일출과 함께
아침을 맞이한 게
오늘의 단 몇 시간 만으로
바보 같은 핑계로 변해버렸어
열심히 했단 말도 부끄러워
모두 다 헛된 거짓말이 되어버렸어
무의미하다 말하는 주변의 핀잔 속
그만 깨어져버린
부서지고 초라해져 버진 나의 마음
평가받을 수 있단 생각은 했지만
평가를 신경 쓰지 않을 거란 다짐은
하루가 다르게 희미해지고
나의 결과를 평가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한을 품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과 함께
독하게 변해버리기 싫다는 생각
지독해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그런 이치를 따라
한계를 넘고 시곗바늘의 사이를 지나면
무리하게 넘어다니다가 보면
몸에도 무리가 오는 날도 있겠지
포기하지 않는 과정에선
몇 번의 응급실행과
위독한 상태 한두 번이면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어느샌가 결정하는 것 조차도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스스로 내린 결정을 마무리 짓기가
너무 무리란 생각이 드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이런 생각으로 다짐해
스크래치 가득한 마음으로
또다시 기다려볼래
끝도 없이 달려온 게
아니라는 생각으로 말이야
아직 끝나지 않았거든
지쳤다고 해서 포기하진 않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