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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의 신체화, 눈에 혹을 달다.

상사는 좋고 회사는 싫다

by SHOOT

나를 타인에게 덜 노출시키자는 다짐의 글을 쓴 것이 무색하게 나는 이번 주 상사에게 나의 불만과 걱정으로 인한 불안을 모두 표출하였다. 그래서 속이 시원하냐고 물어본다면, 시원함은 일부지만, 늘 이렇게 이야기를 한바탕 하고 난 다음에는 씁쓸한 마음이 시원하다 못해 뒤숭숭한 기분이 든다. 이제 상사는 나의 일을 잘 알게 되었고, 내 감정도 알게 되었다. 그런 후의 팀장은 어떤 행동을 취할 까. 나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 까 다음 생각의 꼬리를 이어가게 되는 흐름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이번 주 금요일은 짧게 근무하는 주였기에 마음의 걱정을 덜고 있다.


이번 주 내 마음이 폭발하게 된 계기는 어쩌면 신체의 변화 때문일 것이다. 지금 오른쪽 눈에는 볼독 하게 작은 물집이 잡힌 것처럼 입체감을 가진 조직이 생겼다. 이것이 무엇인지 몰라, 그리고 더욱이 신체 중에서 눈에서 앞서 살면서 보지 못한 증상에 놀랐다. 지금이야 비로소 검열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검열반은 눈의 굳은살처럼 눈조직이 변형되어 나온 것으로 아프지는 않지만, 굳은살처럼 쉽게 사라지지 않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마음 같아서는 시술을 통해서라도 제거를 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안구의 빨간 반흔이 남을 수도 있어 의사가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물론 이 또한 방문한 각각 두 의사가 다른 예후결과를 알려주었지만, 챗지티피도 잘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 3명의 중 2 명은 좋지 않은 예후를 보여주고 있어 큰 좌절감이 든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눈 주변에서부터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유난히 검은 눈동자가 크고, 흰 눈동자가 깨끗했기에 내 얼굴 중에서 가장 자신이 있는 부분 중에 하나가 눈알이었다. 그런데, 한 5-6년 전인가 잦은 야근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토끼눈이 된 적이 많았었고, 생각해 보니 지난 5월쯤에는 눈이 심장인 것처럼 뛰는 것도 처음 느꼈었는데.. 이때부터 조심했었어야 했던 것일까.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다는 데, 지금 나는 가습기, 온찜질, 인공눈물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눈을 관리하고 있다. 아 그래, 이 참에 다시 눈에 좋은 영양제도 섭취를 해야겠다.


https://m.blog.naver.com/lattestore/223915583310


오늘 이 일기를 쓰기로 한 것도 마음을 덜기 위해서이다. 저번주에는 2025년의 상반기를 정리하는 글을 블로그에 주간일기로 올리면서, 따로 일기를 쓰지 못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지금 개인적인 일도 들어와 있다. 그러니깐, 안팎으로 지금 난리가 난 것이다.


외주일은 작업에 필요한 자료를 늦게 전달받아 평일에는 작업이 힘든 직장인 외주자로서는 부족한 일정에 빠듯하게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았다. 순서가 바뀐 일로 또 괜스레 이번 주에는 표지 압박이 들어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살짝 긴장이 된다. 미리 말이 나오기 전에 전달해 주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싶기에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긴장감이 있다. 그래도 차라리 주말이 와서 작업을 할 수 있기에 답답함은 조금 해소되고 있다. 평일에는 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절대적인 시간이 나지 않기에 받는 그 압박감이 실질적으로 더 크고 답답했다. 시간을 내어 할 수도 있을 텐데라는 생각은 기가 막히게도 회사일을 해야만 하는 회사일 사정이 또 다르게 내 숨통을 쪼이고 있었다. 근 2주 동안 집에 회사일을 가져와서 하고 있는 평일이 더 많다.


요즘 그 회사일에서 일을 하면서 받은 느낌은 '하청'이다. 회의는 있되, 맺음이 없고 관심은 있으나 주도는 하지 않는 프로젝트에 끼게 되었다. 비전문가들이 뭉쳐 일을 만들어가는 데, 실행과 마무리를 하는 디자이너에게 권한은 없는 느낌. 근 2주간 오고 간 대화와 사건들을 이야기하기에 벌써 피로감이 든다. 근 2주간의 일들을 남편에게, 형제자매에게, 퇴사한 직원에게 까지 말했다. 그러니 이 이야기를 미주알고주알 세밀하게 다시 지금 다시 말하는 것은 피로함을 복귀하는 일일뿐이다. 그러고 보니 나는 이런 대화뿐만 아니라, 스트레스관리를 위하여 필사를 하고 요가를 했다. 그리고 나에게 후하게 매일같이 가장 좋아하는 커피집의 라테를 먹었고, 또 피로한 나를 위하여 남편은 살림파업을 하도록 해주었다. 이렇게 된 것 오래간만에 나의 소울푸드인 라면에 계란을 풀어 든든하게 한 끼도 했었다. 이러저러한 노력으로 스트레스를 푼 것이 겨우 이 정도이다.


앞으로 나는 어찌해야 할까. 가정을 생각한다면,

장기근속자포지션으로 가는 것이 좋다.

이 일이 스트레스지, 회사가 스트레스는 아니다.

고통이 아니라, 원하는 것에 집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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