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모르게 공동명의, 사랑과 전쟁감 아닙니까?
이번 주 집주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우리 부부의 월세 계약완료는 올해 12월로 약 6개월 정도 남은 시점이다. 남편은 집주인과 통화가 얼마 되지 않아, 집주인 부인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에서 예사 분위기가 아님을 알았다.
우리 집 집주인은 공동명의로 부부가 집주인이다. 이 집주인 중에서도 부인이 원하는 것은 너무도 명확했고, 그 원하는 답변을 듣기 위해 책을 잡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였다. 남편의 적절한 대처로 상황은 일단락되었지만, 우리는 빠른 이사를 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집주인이 바라는 것을 집을 팔고 싶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집을 보려고 방문하는 것에 응하고, 하자보수에 협조하는 것이다. 여기서 적극적이라는 것은 상대적이다. 우리가 느끼는 바에는 그 적극적이라 함은 과한 요청이었다. 남편은 출장이 잦고, 주말에 주로 집에 있기 때문에 주말이 편하다고 전달하였다. 그것을 빌미로 그렇게 해서는 시기적절하게 보여주기 어렵지 않냐부터 시작해, 하자보수는 적극적으로 하고 있냐고 묻는 것이었다.
주말방문만 무조건 가능하다고 한 적이 없으며, 하자보수는 신청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랬더니 집주인은 엘리베이터 문 앞에 있는 종이는 보았느냐, 공문 같은 거 카페에 가입해서 보았느냐 등등 적극적으로라는 게 이런 거 아니냐 뭘 적극적으로 하냐는 식으로 감정적 대처를 보였다.
남편은 이렇게 이야기 나누면 감정싸움 난다. 말꼬리 잡는 것밖에 안된다. 계약서 상에 신청한다고 되어 있다.라고 답하자 적극적으로라고 하지 않았냐, 우리는 줄눈 필요 없는데 들어온다고 해서 이런 것도 해줬는데 왜 적극적으로 하지 않냐고 묻는다. 적극적으로라는 것은 상대적이지 않냐 자꾸 되물으시면 계약서 상에 있는 신청한다는 것만 말씀드릴 수 없다고 돼 말했다.
그래서 다음에는 얼마냐 살 거냐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우리는 1~2년 계획인데 지금 딱 정할 순 없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몇 번이나 되물은 지 같은 말은 2번 정도 한 뒤에야 전화를 끊을 수 있었다.
손해 보기 싫은 마음은 알겠는데 합의를 하지 않고,
책을 잡으려는 태도가 아주 갑스러웠다.
우리가 앞으로 2년 살고 나가는 게 싫다면,
반대로 우리가 바로 나간다고 하면 어찌할 것인가.
그러면 그쪽 입장에서는 월세 75만 원 나오는 것이 안 들어오고 세입자를 못 찾을 경우 관리비만 추가로 15만 원씩 나가게 되어 약 90만 원의 변동이 생기는데 이를 감당할 자신이 있는가?
사실 이 집주인 부인은 살짝 이상하긴 했다. 계약을 하러 왔을 당시에, 남편분만 왔는데 남편이 공동명의로 변경된 것을 현장에서 알게 되었고 도장이 필요하기에 급하게 도장을 팠었다. 남편은 어이가 없었지만 계약을 진행하였다. 계약이 끝나고 주차장에서 만난 우리에게 남편분이 쓰윽, '어 바로 가시네요. 담배 안 피시나 봐요?'라는 말에 우리는 개도 안 키우고 담배도 안 피고 애도 없어요!라고 웃으며 헤어지고 갔었다.
우리는 큰 계약을 한 긴장감을 풀기 위해 스타벅스로 차를 타고 이동 중에 그 계약자 남편이 전화를 하면서 가는 모습을 보면서 지나가는 말로 부인에게 계약되었다고 저쪽도 전달하나 보다는 말을 진행했다. 이건 뭐 사랑과 전쟁감 아니냐며 명의가 변경된 것을 계약현장 와서 알다니 이건 아닌 것 같다며 싸하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스타벅스에 도착해 음료가 나왔을 때쯤 전화기가 울린다.
글쎄 계약서를 다시 쓰자는 것이다. 아까 말한 애완동물과 금연에 대한 조항을 넣고 싶다는 것이다. 불편한 조항은 아니고 충분히 요청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계약서를 다 썼는데 음료를 들고 계약서를 쓰러 갈 의무는 없었다. 하지만 응해주었다.
그러면서, 아 부인님이 참 대단하시다.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 이후에도 가스개통하는 것도 왜 우리가 돈을 내야 하는 전화부터 해서 단 하나의 손해도 안 보려는 게 느껴졌다. 요즘 따지면 화구보다는 전기를 쓰는데 화구 쓰겠다고 신청한 것도 본인인데, 가스 개통비를 내라니.
이번일로 집 없으면 얼마나 고달파지는 지를 알게 되었고,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이 생겼다.
그리고 이 일을 잘 대처하는 오빠와 그리고 대비 자금을 미리마련해 둔 남편에게 감사한 마음이 생겼다.
당장 돈공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