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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아이들은 지금 어디로 갔을까?

그들의 현황이 궁금한 것은 지금 방황하고 있기 때문이다.

by SHOOT

28살~30살, 사회생활 최소 3년~5년이 된 한가닥 한다는 일좀 한다는

자유로운 그때 그 아이들은 지금 어디로 갔을까?



첫 출판디자인 동료가 다시 회사복귀를 했다. 진심으로 바랬다 잘되길, 하지만 밥벌이의 무게 때문일까. 타투이스트라는 직업에서 다시 편집디자인쪽으로 취업하였다.

한 친구의 메시지 프로필이 멀쑥한 스튜디오촬용 프로필 사진으로 바뀌었다. 회사로 복귀한 듯한 느낌이 들어, 근황이 궁금하지만 연락하기에는 멀어진 지인이라 궁금함을 접어둔다.

부모님과 함께 사업을 하던 친구는 사업을 축소하였다.

작게 첫사업을 시작하며 책을 냈던 작가들의 홈페이지는 더 이상 열리지않는다.


실패가 영원한 실패는 아니기에, 그들이 엔딩이라고 외치기 전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어쩌면 이말은 스스로에게 하는 말일수도 있다.주변인의 바람들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이 바람들은 대부분 부나 명성이라고 하기에는 소소하게 회사에 기대지않고 본인이 원하는 삶의 태도로 독립적인 수입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 바람은 나의 바람이기도 하다.


이른 나이에 직업사이를 전전하며 마지못해 돌아간 길에서도 외면당했다. 도저히 못하겠어서 도망친 곳에서 밥먹고 살아야해 다시 돌아가는 선택지를 골랐을 때의 그 심정은 비참했다. 어떻게든 버티겠다는 나의 다짐이 무색했다. 열심히 한다고 다가 아닌, 내 권한 밖의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란 사람에 대한 깊은 회의감. 이 기분을 내가 사랑하는 그리고 넓혀 내 주변, 내가 아는 사람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진실로 바란다.


그런데 근래에 편집디자인에서 타투이스트로 업을 바꾼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었을 때, 나는 잠시 슬펐다. 훨훨 잘날아 오르기를 바라왔다. 연락이 안되어도 좋다. 잘되어 나라가는 한 청년이 되길 바랬다. 다시 편집디자인으로 취업을 했다는 그 말 한마디에 나는 지난 날들이 회상했다. 지인은 본업으로는 온전히 밥벌이가 되지 않는지 알바와 병행했었다. 나또한 지난 시절 부모님의 용돈으로는 부족하여 알바를 하면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었다. 그때 알바를 하면서 생각했었다.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내가 선택한 이 긴 터널은 언제끝날까 싶다가, 이 이야기는 먼 날의 멋진 영웅적 이야기가 될 것이라며 누구나 겪는 것이라며 위로했었다. 용기있는 선택이라 믿었던 그 선택을 버리고 어쩔 수 없이 돌아간 그 곳에서의 또다시 버림이 그려지면서 왜 나는 지인의 안정적인 정착을 바라면서도, 힘들일이라는 것을 미리 예상하고 걱정하는가.


아마 다른 선택을 하고 지낸 시간 만큼이나 산업현황은 살짝 바뀌었고, 인력시장에서 가치가 떨어진 나는 모두가 더러워서 못간다는 곳에 기어코가서 결국은 그 악성기업의 퇴사자들 중에 하나가 된다. 우여곡절끝에 자리를 잡았지만, 지독한 세상의 버림을 받았었기에 세상에 대한 불신은 누구보다 컸다. 자본주의에 의해서 언제든지 짤릴 수 있다는 마음으로 일을 한다. 일하는 것을 바라지만, 누구보다도 자유롭게 일하고 싶어하는 회사라는 존재에 이상한 애증관계가 생긴 것이다.


모락모락 올라온 감정에 지난 회사에서 사업을 하면서 자기계발서적을 낸 젊은 사업가들의 근황이 궁금하여 책날개를 펴 SNS계정들을 들어가 보니 첫 시작을 했던 많은 청년들의 사업은 흔적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지역구까지는 아니지만, 책을 낼만큼 자기 일에 대한 포부 그리고 사업성에 대한 미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라지고 없었다. 10명 중 1명은 망한다는 자영업, 프리랜서라고 다를 까? 개업을 하지 않아서 폐업이라는 정의에 해당하지 않을뿐 실질적으로 직장인만큼 받는 사람이 있을 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회사에 잔류하며, 다음을 위한 준비물을 챙기고 있다. 빠른 실패가 빠른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고 한다. 그러기에는 나는 인생에 이미 많은 실패를 해서 켜켜히 두려움이 쌓여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어선을 다 유지하면서 결국 어쩌면 내 손으로 어찌해야할 지 모를 정도로 상황이 몰리어 자의나 타의에 의한 선택으로 길을 바꾸게 될 수 도 있다.


그렇다고 한들, 이 두려움을 극복할 힘이 없다면, 지금 내가 가진 자원을 이용하여야 한다. 회사를 다니면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밖에서 개인적으로 하기 힘든 일들일 것이다. 그리고 이 일이 요즘 나에게는 큰 스트레스라 상사에게 전달하였다. 그러면 나는 이제 이 회사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일단은 생명연장을 하고 있지만, 나의 입사 목적이었던 것이 쉽게 얻기는 힘들다는 알게 된 시점에서 회사에 대한 회의적인 감정을 어떻게 잘 다스릴지가 고민이 된다.


출근의 목적을 또렷이 하다.

입사를 앞두고, 지난 날의 글을 보니 3가지의 출근 목적이 있었다.

1. 사수를 경험하는 것,

2. 제작을 다양하게 하는 것

3.아동문학을 경험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은 이제 2년이면 충분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얻을 무언가는 재택이나 이제 출산과 육아가 가능한 환경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아직 도달하지 못한 답변으로 끝이 없는 도돌이표를 돌고 있다.


지금 나는 방황하고 있다. 그 방황을 외주일로 외주일로 외면을 하며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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