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리추얼
입술이 터졌다. 어째서인지 내 입술을 태어나서 지금 와 처음으로 터졌다. 이제는 피곤함을 숨길 수 없는 나이가 된 것인 건가?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회사일, 외주일 모두 많은 일들이 들어와 있는 상태고 남편도 출장을 끝내고 돌아온 상태로, 결혼 후 이런 상황은 처음이다. 일이 너무 힘들어서 관두고 싶다가도, 그럴 거면 외주일을 받지 말았어야지 이런 생각이 상충되지만, 그 어느 것도 포기하지 못하는 나다. 포기한 것은 가정생활과 인간관계다.
건강을 음식으로 식탁을 채우고, 청결한 집안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지만 내 만족만큼은 채우지 못한 집안살림살이를 유지하는 것이다. 나의 남편은 청결에 관해서 나보다 무딘 편이다. 나만 눈을 감고 지나가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 반쯤 뜬 눈으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세탁과 청소은 상당 부분을 거의 기계에 의존을 하고 있는 편이라 더 이상 미루어줄 수 있는 것들이 없는 수준이다. 아쉬운 것은 식사다. 집에 있는 동안에는 건강식을 제공해주고 싶은 내 마음만큼 다 해줄 수 없는 것이 아쉽다. 거창한 요리는 아니더라도 배달 요리를 보다는 집 음식이 조금 더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또 이왕 하는 요리라면 다이어트 건강식을 찾아 해주려 한다. 하지만, 이런 때에는 배달, 외식, 냉동식품을 더 사 먹고 있다.
남편을 만나고 알게 된 새로운 개념 중에 하나는 바로 에너지관리다. 예를 들어서, 너무 지쳤을 때 무언가를 해야 하거나, 시간을 아껴야 하는데 대중교통을 끼여와 집에서 하는 것보다 택시를 타고 이동하며 택시 안에서 일을 처리하는 행위다. 택시를 타보는 것이 손에 꼽히는 나로서는 처음에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이해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남편은 배달음식을 자주 사 먹었었다. 재료관리, 요리하기, 설거지 등의 행위를 시간으로 환산하여 그 이상의 생산성을 가지는 행위를 해야 한다면 시켜 먹는 것이다. 직장생활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외주활동을 하는 것이 최대 하루 2시간 반이라고 했을 때, 어떤 날에는 그 한 시간이 정말 귀할 때가 있다. 그런 때에는 과감하게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것이다. 그리하여 내 업무가 결과적으로 성과를 이룬다면, 모든 것은 상충된다. 이 과정에 내가 느낀 바가 있다면 이미 이런 많은 시간을 보내왔었을 내 남편이 얼마나 고된 시간을 보내며 중소기업에서 일을 해왔었을 지에 대한 감회가 와닿았다.
어떤 의미에서는 시발비용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7주 연속 일을 연속하고 있고 출근할 때면 많은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이 고마우면서도 모든 것을 포기하고픈 마음. 어디로 향해가든 회사든, 집이든 일이 넘쳐나는 상황 속에서 쉼에 대한 의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촘촘하게 쌓인 일 사이에서는 정말 한 순간이 쉼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의식이 전환되는 버튼 같은 순간들이 있다.
회사로 출근하는 길의 커피 한잔은 '이제 회사에 가서, 또 열심히 일을 쳐내볼까!'라는 마음
점심 식사행위를 할 때는 깔끔하게 잊고, 배가 불러오는 기분을 느끼고, 햇빛을 짼다.
집에서 일을 시작할 때면, 향기로운 핸드크림을 바르며 ' 2부를 시작해 볼까.!"라는 생각 한다.
모든 하루를 마무리할 때는 좋아하는 바디워시로 몸을 헹구고, 샤워 의자에 앉아서 뜨거운 물을 강하게 틀어
온몸을 2-3분간 맞으며 내 몸을 타고 내는 물과, 뜨거워지는 내 몸을 느끼며 릴렉싱 한다.
잠자기 전에는, 꿈나라로 간다고 노크를 하이 배케에 필로우 스프레이를 뿌리고 잔다.
각 순간들은 5분 내외의 순간들이지만, 만족감이 온다. 자연스럽게 모든 중요한 것들로 채워지다 보니, 느긋하게 책 읽기도 멀어지고,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도 멀어지고 있다. 그나마 한 시간 정도 일주일을 정리하고, 이제는 나가 점심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나의 행복이다. 내가 나라서 마음에 드는 것 중에 하나가 있다면 비교적 나는 행복의 순간들을 잘 찾아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