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을 보고 싶은 나에게
언젠가부터 나쁜 사람이 되기 싫어서인지 나의 신념이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 되자는 마음이어서인지 거절 못하는 병에 걸렸다.
고등학교 때도 없던 병이 왜 생겼을까?
고등학교 때 학교 친구와 한 번은 놀이터 그네에 앉아서 진솔한 대화를 한 적이 있는데 친구의 걱정은 '난 착한 아이 컴플렉스에 걸린 것 같아'라는 말이었다. 지금 그 말이 너무 많이 와닿는다.
거절을 못한다는 건 내적으로 얼마나 힘든지 몰랐다. 난 프로 거절러였는데 '응 아니' 이 말이 무엇보다 쉬웠는데..
내가 마음을 주고 믿어준, 내가 진심을 준 사람에게 '아니 난 그만할게'라는 말이 왜 안나오는지. 용기가 없는 건가. 상처주기 싫은 마음인가. 내가 상처받기 싫은 마음인가.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시절인연이고 관계가 이렇게 변할 것을 애초부터 알았던 것 같은데 첫날부터 나한테 친절하지 않았던 사람에게 왜 맞춰주고 내 진심을 알아주길 바랬는지 나도 모르겠다. 나이가 20대도 아닌데 아직도 휘둘리고 인간관계를 어려워하는게 맞나 싶다가도 정말 어렵다.
거리두기를 하는 것도 어렵다 나는 왜 이렇게 어려운게 많은지.. 바보인가 생각하다가도 너무 내적으로 생각하는게 내가 나르시스트인가 생각하다가도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은건지. 너무 모르겠다.
인간관계는 잘 해보려고 노력하면 더 꼬이는 것 같다. 무던하게 넘어갈 줄도 알아야하는데 미세한 표정이 너무 잘 보인다 나는.. 그 표정변화가 미묘한 감정에서 오해일지 진정한 파악일지 모를 그런 것들이 너무 잘 보여서 힘든 것 같다.
요즘 들어서 모든 일에 희망회로를 돌리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나는 관계에서 희망회로를 돌리고 있는 것 같다. 다 죽어가는 관계를 시들어져서 없어지려고 하는 관계의 끈을 붙잡고 더 나아지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 같다. 이미 끝난걸 이전부터 알았는데 그 추억이 그 때의 내 마음이 너무 애틋해서 내 노력이 너무 아까워서 놓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 불씨가 다시 살아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좋아질 수 있을까?
이상하게도 이건 연애 이야기가 아니다.
그럼에도 이런 감정을 갖는 관계는 처음이라.. 나도 모르게 스며들었고 나도 모르게 많이 좋아했던 것 같다. 인간적으로 나한테 어떤 사람인지도 중요하지 않을만큼. 혼자 일어서야한다고 주변에서 말하지만 의존하는 마음인지, 좋아하는 마음인지, 존경하는 마음인지 이것조차 모를정도로 가까워져버렸는데.. 그냥 이 상태로 둬도 되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