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 그러하듯이 다시 돌아와 '운동'이다.

by 로라

내가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신체 나이가 젊은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미치지 않고서야...... 아니 미쳐도 안 되는 일.

돌아갈 수 없는 길

돈으로도 절대 되돌릴 수 없는 유일한 길 그것은 이미 지나온 인생이다.

이제 유지하고 조금 덜 힘들어지는 신체관리로 가야 한다.

그럼 내가 그렇게 불쌍히 여겼던 우리 엄마의 모습으로 자식들 뇌리에 박히면서 아프고, 인상 찡그리고, 밤마다 파스 바르고 끙끙 앓으면서 자꾸 약해져 가는 무릎 관절을 쓰다듬으면서 눈물짓고 안 알아주는 가족에게 섭섭하고 그리 살아야 하나?


이 문제는 내가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이지 않은가?

건강이 해결돼야 우당탕탕 놀아보던, 조신하게 놀아보던, 미친 듯이 놀아볼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마음뿐이고 우울감에 어두운 방 침대에서 일어나 지지 않는 몸을 보면서 마음까지 병들어 가는 것 같았다. 급기야는 무더운 여름날 외출 한번 하고 응급실까지 가는 사태가 일어났다.

응급실에 누워서 어쩌면 세상을 달리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몰려오고 그 자리에서 혼자 남게 될 남편 걱정보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둘째가 걱정이 되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이것이 뭔가?

누가 가르친 것도 아닌데 내가 싫어하던 어르신들 모습을 그대로 하고 있지 않은가?


벌떡 일어났다.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번개 맞은 것처럼 일어났다.

적극적인 치료도 해보지 않고 한심한 내가 더 한심해서 오직 치료에 전념했다.

놀아보기로 한 계획도 모두 딜레이하고 오직 병원 치료에만 전념했다. 계단도 오르내리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며 지하철에서도 노약자석 가서 앉아가면서 다리에 무리를 주지 않고 치료하기에만 전념했다.


한 달만 이리 열심히 하면 나을 줄 알았던 발가락 통증은 어느새 3개월이 지나고 있었다. 서서히 의욕이 사라지고있었다. 70% 선에서 머무른 통증은 더 이상 낫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이 조심스레 권했다. 이제 그만 나오셔도 될 것 같고 완치는 어렵고 일상생활 속에서 운동으로 낫게 해 보라 신다.

이런이런 운동하다 아파서 왔는데 운동으로 낫게 하라니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리인가?

30%는 나의 노력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말씀이었다. 그리고 나에게 수영이나 바른 자세의 스트레칭외에는 다른 운동은 무리라고 하셨다.


몇 주를 써치하고 고민하고 운동젬병이인 내가 수영을 어찌할 것인가? 상상이 안되었다.

땅바닥에 발을 두고 하는 헬스나 요가도 못한 내가 더욱이 물공포증이 심해서 상상하기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이제 나는 내 인생에 젊음이 없고 나이 들어가는 일만 남은 사람으로서 물러설 곳이 없었다. 운동을 잘 할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에게 레슨만 시켰지 정작 나는 걷기 외에는 해본 적이 없었다.

수영을 가르칠때도

스케이트를 가르칠때도

스키와 보드를 가르칠때도

난, 늘 아래에서 응원열심히 해주는 사람이었다.

어찌되었던......


그렇게 수영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 달만 해도 성공이라는 마음에 큰 할인율에 유혹되지 않고 3개월의 수강권을 끊었다. 얼마나 걱정되고 긴장되었는지 잠을 이룰 수없고 어색한 수영복까지 입으니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었다.


먼저 수영을 한 지인이 격려해 주었다.

나랑 똑같이 아파서 시작한 수영, 운동젬병이로써 한 달을 넘기지 못할 것 같았던 수영을 매일 다독였다고 한다. 못해도 된다. 안 해도 된다. 물에 발만 담그고 오자. 물장구만 치고 오자로 목표를 정했더니 다녀지더라는 말에 용기를 내어서 맨 꼴찌 줄에서 버티었다.

오히려 아픈 무릎이 더 아플까 노심초사였다.

그런데 단지 2주 나갔는데 욱신욱신하게 아프던 무릎통증이 사라진 것 아닌가? 그러더니 2주 더하니 아픈 고관절 통증이 사라졌다. 두 달에 접어드니 발가락 통증도 점점 무디어지면서 걷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났다.

너무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이제 완치 같은 욕심을 내지 않고 내 몸을 살살 달래어가면서 그냥 얼렁 뚱당 매일매일 조금씩 운동을 갔다.

물을 많이 먹어 배가 부르고 진전이 없어서 맨 뒤에 서 있어도 굴하지 않고 웃으면서 운동을 갈 수 있는 동력이 생겼다. 어느새 나의 앞에 있던 더 나이 드신 언니들이 한 분 두 분 안 나오기 시작했다.

어떤 마음인지 안다. 그 마음...... 다들 그러셨다.

나이가 있다고 운동은 젊을 때 해야 한다고 힘들어하셨던 언니들이었다.

그러나 70보다는 젊지 않은가? 70대가 되면 이제 더 이상 시도도 힘들 것이라는 마음에 나는 60대를 허투루 보내지 않기로 결심했다. 나의 60대는 언젠가 70대가 될 것이고 그때는 또 중간에 그만둔 60대를 아쉬워 할 것 이기 때문이었다. 수영장에서 귀여운 수영복을 입고 왔다 갔다 하시는 예쁜 어르신들을 보면 행복한 마음이 든다.


나?

참 좋은 시절 태어났다. 20년 아니 10년만 빨리 태어났어도 이런 호사를 누릴 수가 있었을까?

오늘도 눈 뜨면 수영복을 챙기면서

6.25 전쟁 중에 안 태어났음을

조선시대에 안 태어났음을

1950년대에 여자로 안 태어났음을 감사드리면서 이제 진짜 놀 준비가 되었다고 느끼게 되었다.

늦지 않았다.

건강으로 무너진 나를 다시 세우는데 꼭 일년이 걸렸다.

푸른 하늘에 벚꽃들이 다들 축하해주는 것 같았다.

그래 다시 돌아와 운동이다!!!!




이전 04화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운동' 너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