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신이 나에게 다시 육아를 허용한다면

부루마블과 젱가 게임을 허하노라!!!!

by 로라

그럴 리가 없을 것이니

이제 다시 육아를 하는 일은 현실에서는 어려우니

만일 신이 나에게 다시 할미가 되어 육아를 허용해 준다면 저는 꼭 저에게만 커다란 교훈을 준 두 가지 게임을 손주를 앉혀놓고 하고 싶습니다.

엄청 스리 대단한 게임인 것 같지요?

분명히 밝혔습니다.

- 오직 나에게만 교훈을 준 게임이라고요 -


그전에 단 한 가지 약속!

글 읽고 유치하다고 놀리시지 않기.


지하철을 1시간 10분쯤 타고 출퇴근을 하면서 다닐 때 사람들은 어떤 표정으로 다니는지

어떤 행위를 하면서 그 지루한 시간을 보내는지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면서 출퇴근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출퇴근으로 파김치가 되어서 널브러져 누워서 침대에 붙어있었는데 이것도 습관이고 서있는 힘이 생기는지 요즘은 일부러 걸음 수를 늘리려고 지하철칸도 제일 멀리 잡아서 일부러 동선을 늘일 만큼 조금 익숙해졌답니다.


지하철 안에서 전부 15도 각도로 고개를 숙이고 가는 것은

첫째는 스마트 폰을 보기 때문이고

스마트 폰을 보는 이유는 또 여러 가지이나 복잡한 지하철에서 눈 둘 곳 없는데 타인과 시선을 피하기 위한 적절한 각도이기도 하고 또 열심히 게임을 하기도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긴 시간을 이용해 독서를 하는 사람들은 아주 보기 드문 일이 되었습니다만

그들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저는 엉뚱한 상상을 하기 시작했어요.


아이들이 화려한 그래픽과 속도와 전개에 익숙하기 전에

이런 느리지만 고전적인 두 게임을 꼭 미리 해보게 하고 싶다는 그런 상상요.

왜냐면, 아이들을 좀 편하게 키우다 보니 우리는 돈공부를 시키지 않았지 않았나?

그리고 좀 기다리고 신중한 생활습관 들이기가 힘들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거든요.


너무 우습지만 두 게임에서 작은 깨달음(쓰고 봐도 너무 유치한 그래도 분명한 사실인)을 얻곤 합니다.

이미 내 자식은 그런 것 같이 못해보고

시간에 쫓기게 학원 다니게 하고

이 스케줄 저 스케줄 제가 짜서 꽉 거미줄처럼 사느라 게임하면 쌍심지를 켜고 째려보고만 했으니 내 죄는 크지만 다시 복구하기에는

이번 생에는 망했고(이생망)


그래서 만일 저에게 손자, 손녀와 놀이할 수 있는 그런 은혜로운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릴 때부터 다음 두 가지 게임을 하면서 놀아보고 싶습니다.

먼저 손주들이 할머니를 사랑하게끔

할머니와 오밀조밀 대화를 하고 싶게끔

늘 할머니만이 할 수 있는 맛있는 간식을 준비할 겁니다(배달이 아니고 만든 간식으로요)

그리고는 테이블에 마주 앉아서 간식을 먹으면서 게임을 하고 싶네요.




그 첫 번째는 "블루마블"입니다.

R.jpg

게임의 고전이고 시조새라고 생각이 들지만 저는 꼭 이 게임을 해보리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손주들에게 자본주의의 경제 원리를 가장 쉽고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게임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블루마블을 길게 하면 몇 시간도 가능한데 그 끝은 "땅자본"을 가진 자의 승리로 끝나게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현금 확보도 중요하나 현금이 생길 때마다 호텔이나 집 빌딩 등을 자꾸 삼으로써 결국은 현금을 다 흡수하고 마지막에 승자가 되는데..... 저는 갈수록 이 게임을 보면 아주 단순한데도 변할 수 없는 자본의 흐름을 느끼게 됩니다.

어릴 때 우리 둘째 아이는 호텔도 싫어 땅도 싫어 오직 "천 원"에 목을 맸습니다.

자기 돈을 지불할 때는 진짜 뺏기는 것처럼 막 울기도 해서 우리는 지금도 놀리기도 합니다.

비록 어린 나이이지만 경제가 돌고 돌아 결국은 자본이 삼키게 되는 이 간단한 게임을 통해서 아이가 생각을 하면서 게임을 하고 나를 이기거나 할 때마다 그에 합당한 현금을 상금으로 보상을 하는 방법도 생각해 두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돈 공부에 눈을 막고 오직 공부만을 강조하다 보니 아이들이 자라서도 그런 개념이 없이 자라지 않았나 그것은 오직 우리 기성세대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경제공부를 시킬 때 "블루마블"이 아주 가시적인 효과를 주는 수단이라고 여기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단순한 원리를 제가 어릴 때 알았다면 흑흑~ 지금 좀 부자가 되었을까요?




두 번째는 "젠가"입니다.

이 또한 블루마블과 쌍벽을 이룰 만큼 고전 중에서도 화석이며 거의 암모나이트 수준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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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블록을 쌓아놓고 하나씩 빼서 누가 무너지지 않게 지지대를 빼내냐 하는 지극히 원시적이고 단순한 게임이신 줄 이미 다 아실 거예요.

젠가를 쌓아놓고 처음에 순서대로 나무토막을 빼내면 어지간해서 무너지지는 않지요?

그러면서 점점 긴장이 쌓여가는데 가장 중요한 진리는

'언젠가는 무너진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어설프게 요리조리 빼서 괴고 넣어도 무너지지 않으므로 자기가 제일 잘하는 줄 알고 건방을 떨다가도 어느 순간이 되면 더 이상 빼서 괼 수 없는 상황이 오면 승부가 가려지는데

저는 이것을 늘 교육적 효과로 이용하곤 합니다.

대부분의 게임은 눈치가 빠르고 손동작이 빠르고 머리 회전이 빠른 사람이 이기게 되지만 이 젠가 게임만큼은 성실하고, 우직하게 생각하고 신중한 자가 이긴다고 봅니다.

그래서 좋습니다.

고함지르고 미친 듯이 욕설도 내뱉고 화면이 정신없이 사라지는 그런 게임류가 아니어서 사랑합니다.

아니 게임이라기보다는 "쌓기 나무 게임"이라고 다시 정정하는 것이 좋겠어요.


블루마블은 현실적인 게임이고 젠가는 정신적인 게임이라고 저 혼자 우겨봅니다.


어쩌면 나날이 흥미와 움직임이 빠른 게임을 좋아하지도 익숙하지도 않은 올드한 사람들의 변명일지 모르나

세상사 인간관계나 어떤 관계 맺음도 젠가 게임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면서 아무리 게임의 세계가 진화되어도 기본은 기본이다라는 생각이 골수에 박여있어서 그런지 자식들과는 충분히 해보지 못한 게임을

손주들에게 오래도록 해보고 싶은 나 혼자만의 욕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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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할머니가 해주는

우리 할머니만 할 수 있는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

할머니,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면서 게임을 해보는 그 시간

마음속에 꼭꼭 묻어봅니다.


이미지 출처(Pixabay,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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