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길을 찾고 있어

당신은 어때?

by 유녕

어쩌다 보니 할 일이 많지만, 이 글은 짧게라도 써야 할 것 같아서.


3, 4월은 많이 쉬었다. 4월 중순에는 친구가 있는 싱가포르에 다녀왔다. 동남아 여행은 처음이라 다소 걱정을 했는데, 처음 다녀온 싱가포르는 기대 이상이었다. 5박 6일 중에서 중간 이틀 정도는 친구가 학교에 빠질 수 없어 버스를 타고 혼자 말라카에 다녀왔다. 싱가포르가 서울과 그다지 다른 점이 없어 실망하는 사람도 많다고 들었는데, 나의 경우에는 아니었다. 더운 날씨의 도심에 수많은 야자수는 LA를 연상시켰고, 영국의 식민지 시절 건축물들은 런던을 생각나게 했다. 원래는 여행 끝나고 나서 조금이라도 싱가포르 여행을 정리하는 글을 쓸까 싶었는데,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너무 바빠져서 그럴 틈이 없었다.


학교도 안 다니는데 뭐가 그리 바쁘냐고 물어본다면, 원래 처음에 계획한 청강도 더 나가지 않을 정도다. 멋 모르고 교지에 지원했다가 매주 두 번의 회의에 참여하고 있으며(=태어나서 제일 많이 배달 음식을 먹는 것 같으며), 기회가 될 때마다 브런치 무비 패스 시사회를 가면서 글을 쓴다. 거기다가 준비하고 있는 대외활동 책 읽다 보면 시간이 훅훅 지나간다. 그러다 보니 벌써 5월 중순이 되어버렸다.


“이게 뭐가 쉬는 거야!!!”라고 물어보면 할 말은 없다. 그래 선천적 워커홀릭이 어디 고쳐지겠어. 그래서 이번 휴학이 어땠냐고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아마 지-겹도록 글 쓴 휴학이라고 말할 것이다. 한 번쯤은 이런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재미가 없다. 복학하기 전에 여행을 한 번 더 다녀오고 싶으니, 이번에 준비하는 대외활동 꼭 붙는 걸로.


여전히 미래는 알 수 없다. 사실 동기들과 비슷한 길을 준비하는 게 아니라서 더 불안해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도서관에서 열심히 비평 글과 힙합 글을 쓸 때 동기들은 리트 스터디를 하고 행시와 은행 시험공부를 계속하니까. 졸업한 동기들은 로스쿨, 대학원을 다니거나 선생님이 되어 출퇴근을 한다. 문화/예술사회학을 전공하고 평생 글 쓰면 꽤나 행복한 인생이 될 거 같은데, 그게 말처럼 쉬울까. 하고 싶은 분야 자체가 실무를 필요로 할 것 같아서 당장은 대학원을 안 가고 필드에서 일을 좀 하다가 가는 건 어떨까 싶고. 나도 그렇고 또래들도 그렇고 다들 고민은 ‘졸업은 할 수 있을까/뭐 먹고살까’로 끝난다.


그래도 불안해하는 아빠 보고는 이야기했다.

“아빠, 난 로스쿨 가도 오래 못 버틸 거고 버텨도 돈 버는 건 못 해. 포기해.”


그렇게 여전히 길을 찾고 있는 중이다.

아, 길을 찾는 일환으로 MBC청년시청자위원회 M씽크 1기에 드라마 부문 글쓰기 필자로 참여하게 되었다.

(사실 이 글의 진짜 목적은 여기에 있다!)

발대식은 이미 다녀와서 첫 공통 주제 글이 올라갈 예정이고, 해당 분야인 드라마 부문 글은 오늘 첫 방송을 개시하는 MBC 월화드라마 <검법남녀>에 대해서 쓰지 않을까 싶다. M씽크 관련 글은 모두 M씽크 매거진으로만 올라올 테니, 원래 내 글을 읽던 분들은 당황하지 않으셨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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