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급식

by 김지현

퇴원하고 일주일 동안 먹은 게 거의 없었다. 어떻게든 밥을 먹이지 않으면 안 됐다. 여러 종류의 처방식을 사다가 그것들을 접시에 조금씩 담았다. 그 중 하나라도 요다의 입맛에 맞는 게 있길 바랄 뿐이었다. 처방식을 먹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평소 좋아하던 북어채도 따로 준비했다. 예민해진 요다가 식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창문을 이중으로 닫고 방문까지 다 닫은 뒤에 접시를 요다 앞에 가져다 놓았다. 요다는 음식에 선뜻 다가서는 법이라곤 없었다. 요다의 코끝이 천천히 접시로 향하는 동안 나는 숨 죽였다. 비누거품처럼 연약한 식욕이 작은 숨소리에도 꺼져버릴 것만 같았다. 내가 준비한 음식을 누군가가 맛있게 먹기를 이토록 간절히 바란 적이 있었던가. 그러나 요다는 냄새를 맡고 나서 음식을 입에도 대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렸다.

“좀만 먹어 봐.”

나는 손가락 끝에 사료를 찍어 그것을 요다의 코에 묻혔다. 요다가 혀를 낼름거리며 그것을 핥았다.

“맛있지?”

나는 접시를 들어 요다의 입 가까이 가져다 댔다. 요다가 고개를 돌렸다.

“그럼 이걸 한번 먹어볼까.”

나는 다른 브랜드의 사료를 손가락에 찍어 요다의 코 가까이 가져갔다. 요다가 고개를 돌렸다.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요다가 결국 아무 것도 먹지 않으리란 걸 알았다. 절망감에 이어 분노가 치밀었다.

“너 이게 얼마나 비싼 건 줄 알아?”

내가 윽박지르자 요다가 스르륵 일어나 가버렸다.

준비해둔 북어채를 가지고 요다를 쫓아갔다. 북어는 처방식이 아니지만 뭐라도 먹지 않으면 안 됐다.

“먹어. 먹어야 살아.”

북어를 입에 갖다 댔지만 요다는 냄새만 맡고 고개를 돌렸다. 준비한 모든 음식이 거절당한 것이다.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대로 물러날 수가 없었다.

“안 먹는다구? 그럼 내가 다 먹어버려야겠다. 냠냠 맛있다.”

나는 짐짓 명랑한 척 북어를 먹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요다가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일어나 가버렸다.


강제로 먹이는 수밖에 없었다. 평소 억지로 하는 일들은 억지로도 할 만한 일들이다. 공부나 노동이 그렇다. 반대로 평소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는 일들은 억지로는 하기 힘든데, 노는 것과 먹는 게 그렇다. 노는 건 좋지만 불편한 자리에서 억지로 노는 건 세상 못 할 짓이고, 억지로 먹는 건 고문이다. 강제급식을 시작한 뒤로 내가 밥을 준비하고 있으면 그 냄새를 맡은 요다가 아오아오 울면서 이불 속에 들어가 숨었다. 이불을 들추고 요다를 붙잡아다가 억지로 입을 벌려 밥을 먹이려고 하면 요다는 앞발로 내 손을 밀치며 저항했다. 먹은 것도 없는데 어찌 힘이 센지 내 손은 번번이 밀려났다. 나는 마음을 다잡고 요다의 사지를 제압한 뒤 입에 밥을 밀어 넣었고, 요다는 매 맞는 아이처럼 부들부들 떨면서 그 시간을 견뎠다. 그렇게 몸싸움을 하다시피 밥을 먹이고 나서 일어나 보면 입에 들어간 것보다 바닥에 떨어진 게 더 많았다.

유튜브에 ‘고양이 강제급식’을 검색했다. 맨 위에 링크된 영상을 클릭하니 ‘고양이 없는 사람 누구입니꽈아아아’라는 문구가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은 중년 여자가 무릎에 고양이를 앉혀 놓고 티스푼으로 유동식을 떠먹였다. 그런데 고양이가 마치 식사 예절을 잘 교육받은 아이처럼 고분고분하게 그것을 날름날름 받아먹었다. 여자가 힘 하나 안 들이고 고양이를 다루는 솜씨가 경이로웠다. 동영상을 여러 번 돌려본 뒤 그걸 틀어놓고 강제급식에 재도전했다. 그때까지 요다를 마주 앉혀 놓고 밥을 먹이다가 여자가 하는 것처럼 등이 보이게 앉혔다. 자세를 바꾼 것 만으로 밥 먹이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재생 멈춤 되감기를 반복하면서 여자의 동작을 따라 했다. 밥을 뱉아내는 양이 당장에 반의반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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