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 제6화
2012년 동동이 심장판막증 진단을 받았다. 동동은 어려서부터 운동장을 뱅글뱅글 돌거나 자전거를 따라 뛰다가는 멈춰 서서 ‘켁켁’하고 기침 비슷한 것을 하곤 했다. 왜 그런 줄 몰랐는데, 심장이 나빠서 그런 거라고 했다. 자전거도로에서 나를 야단쳤던 아저씨의 말이 떠올랐다. 그때 나는 그 아저씨가 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뭘 모르는 건 나였던 것이다. 이제 동동은 절대 뛰면 안 되고, 많이 걸어도 안 되고, 계단을 오르내려도 안 되고, 오줌을 누고 나서 흙을 덮는 동작을 크게 해도 안 되고, 집에 식구들이 왔다고 펄쩍펄쩍 뛰며 반가워해도 안 된다고 했다.
그 후로는 아주 가끔 동동을 데려올 수 있었다. 동동을 데려올 땐 커다란 약보따리가 같이 따라왔다. 동동은 하루 9번 약을 먹었다. 약을 먹이는 것도 힘들지만 밥을 먹이는 게 더 힘들었다. 약이 독해서 약을 먹기 전에 꼭 밥을 먹어야 하는데, 동동이 밥을 안 먹었다. 원래도 입이 짧았는데, 아프고부터는 더 안 먹었다. 아무리 맛난 걸 입에 갖다 대도 고개를 돌렸다. 그래서 매끼 습식사료를 물에 개서 손가락에 발라 입을 벌린 뒤 목구멍에 넣어줘야 했다.
동동이 우리 집에 있는 동안 엄마는 몇 번이고 전화해서 동동을 밖에 데리고 다니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했다. 그러나 동동은 약간 숨이 차긴 해도 눈만 뜨면 나가자고 했고, 나가면 잘 돌아다녔다. 그 정도 활동이 무리가 될 거 같지 않았고, 무리가 된다 해도 하고 싶은 건 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2014년 뒷산에 갔는데 동동이 계단을 오르다가 중간에 멈춰 서서는 안절부절못하면서 내게 무슨 말인가를 하려 했다. 그런 모습을 전에도 본 적이 있었다. 한번은 비를 쫄딱 맞고 들어와 몸을 말린 뒤였고, 또 한 번은 깊은 밤 자고 있는 동동을 깨웠을 때였다. 나가자고 했더니 동동은 다른 때와는 달리 선뜻 따라나서지 않고 현관에 서서는 안절부절못하며 무슨 말인가를 하려 했다. 나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때 나는 동동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채 나가자고 재촉했고 동동은 마지못해 따라 나섰었다. 그러나 그사이 동동은 단호해졌다. 내가 계단을 올라가자고 재촉하니까, 동동은 잠시 나를 쳐다보더니 혼자서 뒤를 돌아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다음 날 슈퍼에 가려고 언덕을 내려가는데 동동이 뒤에서 두 발로 내 다리를 툭 치더니 멈춰 서서 나를 바라보았다. 더는 못 걷겠으니 자기를 안고 가라고 하는 거 같았다. 한 번도 없던 일이었다. 정말 안아달라는 걸까? 동동을 안았다. 다른 때 같으면 내려달라고, 제 발로 걷겠다고 버둥거렸을 텐데, 동동은 가만히 안겨 있었다.
2016년 동동의 상태가 안 좋다고 해서 동동을 보러 갔다. 동동은 연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 와중에도 밖에 나가자고 졸랐지만, 그날만은 그 요구를 모른 체했다. 얼굴만 보고 갈 수는 없어서 티브이를 켰다. 누워서 티브이를 보다가 쳐다보면 동동은 엎드린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강아지 #반려동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