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 - 그게 돼?

From 1919 to 2022

by 시드니


노태우 정권이 끝나고 김영삼이 대통령이 되었다. 김영삼은 진정한 문민정치의 시작을 선언했다. 종기는 작은 아버지의 강권을 못 이기고 청와대로 파견되었다. 종기는 그저 형사부 검사의 길을 걷겠다고 했지만 작은 아버지는 종기에게 또 우왕좌왕한다며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검사들은 그런 종기를 부러움과 시샘으로 가득 찬 눈으로 보았다.


청와대에 들어간 종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침만 되면 전국에게 일어난 모든 일이 모든 부서로부터 정리되어 보고되었다. 만나는 사람들도 모두가 놀라운 사람들이었다. TV나 신문에서만 보던 그 대단한 사람들이 하나 같이 허리를 숙이고 청와대의 복도를 숨죽여 걸었다. 권력에 쫓는 모든 이들이 청와대의 눈과 귀에 집중했고, 종기는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그들의 눈과 귀가 되었다.


그날 저녁 퇴근길에 종기는 민정수석에 불려 갔다.


“자네 처삼촌이 김종한 장군이지?

“네 그렇습니다만”

“내일 아침 김장군이 기무사령관으로 임명될 거다. 코드원이 내일 아침에 하나회를 모조리 척결할 거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자네가 오늘 밤 김장군하고 은밀하게 접촉해서 여기 사정을 알리고 코드원 지시를 받으면 곧바로 기무사를 장악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해. 내가 김장군에게 연락해야 하는데 자네 처삼촌이니 더 낮겠다 싶어서 이러는 거야. 극비 보안 유지하고 차질 없도록 해!”


하나회는 전두환이 만들어낸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군내 사조직이었다. 박정희와 전두환, 노태우를 이어오며 군내 요직을 모조리 독식했고, 그들은 그 자체가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김영삼은 대통령이 되자마자 하루아침에 하나회를 척결하고자 했다.


종기는 늦은 밤 종한을 만나 청와대의 소식을 전했다. 종한이 종기로부터 이야기를 들은 후 무겁게 입을 떼었다.


“그게 돼?”


다음 날 아침. 모든 뉴스가 김영삼의 하나회 척결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하나회 장성들은 출근길에 보직 해임되었고, 모든 사람들이 저렇게 해도 되는가 했지만 결국은 그렇게 되었고 하나회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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