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MSO 일감 몰아주기, 공정거래법 위반이 될까

병원 경영지원 MSO, 공정거래법 리스크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by BHSN 오승준 변호사


병원 MSO 일감 몰아주기, 이론상 문제는 많지만 실제 공정위 제재는 쉽지 않다. 공정거래법 제45조·47조 기준 정리.


MSO(병원경영지원회사)는 의료기관의 구매, 인력관리, 회계·세무, 홍보·마케팅 등 비의료 영역을 지원하는 구조로, 의료기관 운영 실무에서는 이미 보편적인 형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MSO는 상법상 주식회사 형태의 영리법인으로 설립되며, 의료법인과 달리 비영리 요건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구조적 긴장 관계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최근 실무에서는 “의료기관이 특정 MSO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이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되지 않느냐”는 질문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병원과 MSO가 특수관계에 있는 경우,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사익편취’, ‘부당지원’ 문제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다만 이 문제는 단순히 “일감을 몰아주면 곧바로 위법”이라는 식으로 정리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닙니다. 공정거래법 조문 구조, 적용 요건, 실제 공정위 집행 사례를 종합해 보면, 이론상 문제 제기와 실제 제재 가능성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합니다. 이하에서는 의료기관과 MSO 간 일감 몰아주기 구조가 공정거래법상 언제 문제 되고, 언제 문제 되지 않는지를 중심으로 쟁점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MSO 일감 몰아주기, 공정거래법 쟁점은 무엇인가


의료기관과 MSO의 관계가 특정 기업집단 내부 거래나 시장 경쟁 제한 문제를 일으킬 경우, 공정거래법상의 제재를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의료분야라고 해서 경쟁법의 적용이 배제되지 않으므로, 특히 대형 의료법인이나 재단이 연관 회사를 통해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는 공정위의 감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주요 쟁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일감 몰아주기에 따른 사익편취 및 부당지원 이슈 - 왜 문제가 되는지


재벌 또는 대기업 집단에서는 총수일가가 지배하는 회사에 그룹 내부거래를 몰아줘 부를 이전하는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관행이 문제가 되어 왔습니다. 이를 규제하기 위해 공정거래법은 제45조 제1항 9호(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가지급금ㆍ대여금ㆍ인력ㆍ부동산ㆍ유가증권ㆍ상품ㆍ용역ㆍ무체재산권 등을 제공하거나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 다른 사업자와 직접 상품ㆍ용역을 거래하면 상당히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거래상 실질적인 역할이 없는 특수관계인이나 다른 회사를 매개로 거래하는 행위), 제47조(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 등의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MSO도 기업의 한 형태이므로, 만일 의료기관(또는 그 설립주체)이 특정 MSO와 특수관계에 있고, 그 MSO에 과도한 이익이 돌아가도록 지원한다면, 이론적으로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로 제재될 수 있습니다.


의료기관과 MSO 간의 관계가 공정거래법에 반하지 않냐고 질의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대체로 아래와 같습니다. 의료기관이 MSO에 일감을 몰아주는 구조는 시장 전체의 경쟁 측면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선, 개별 의료기관 입장에선 내부거래로 효율을 높일 수 있어 보이지만, MSO 서비스 시장에서 보면 기회 봉쇄 효과가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주요 대형병원들이 각자 자기 계열 MSO만 사용한다면, 독립된 제3자 MSO나 다른 신규 업체들은 해당 거래에 참여할 수 없게 됩니다. 이는 잠재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차단하고, MSO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특히 어떤 MSO가 특정 의료그룹의 지원을 받아 규모를 키우고, 그 힘으로 다른 의료기관까지 사업을 확장한다면 시장지배력을 갖추게 될 수 있습니다. 이미 병원 경영지원 분야에서 큰 실적을 쌓은 MSO는 규모의 경제와 데이터 축적을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나아가 동종 업계 MSO 인수 등을 통해 콘솔리데이션(시장 집중)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예컨대 미국에서는 사모펀드 등이 MSO를 이용해 의사그룹을 대거 인수·통합함으로써 민간의료 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 경우 의료서비스의 수직·수평 결합으로 인해 시장지배력이 강화되고, 환자에게 돌아가는 비용 상승이나 선택권 감소 등의 폐해가 우려됩니다.


또한 동일 의료기관 내 경쟁 제한 문제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의료기관이 MSO에 필수 업무를 모두 맡겨버리면, 내부적으로 대체재 경쟁이 없어져 서비스 질 저하나 비용 증가를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병원이 여러 홍보대행사 견적을 비교해서 가장 효율적인 곳을 선정하는 대신, 무조건 계열 MSO에 맡기면 MSO로서는 경쟁 압력 없이 일정 이윤을 보장받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병원 운영 비용 상승이나 비효율로 연결되어, 환자 진료비 증가 등 소비자 후생 저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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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 제47조: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금지 조항 적용 여부


제47조의 가장 큰 특징은 적용 대상의 한정성입니다. 동법 시행령에 따르면, 이 조항은 직전 사업연도 자산총액의 합계액이 5조 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에만 적용됩니다. 자연인이 동일인인 기업 집단에 주로 적용되며, 총수 일가의 지분율 요건(상장/비상장 구분 없이 20% 이상 보유한 계열사 및 그 자회사)을 충족하는 회사가 규제 대상이 됩니다. 즉, 이 조항은 자산 5조 원 이상 기업집단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적용되므로, 왠만한 의료기관에는 직접 해당되지 않는 조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대기업 집단에 소속된 공익법인(예: 삼성생명공익재단, 아산사회복지재단)은 계열사로 편입되어 있어 이 조항의 직접적인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표 사례로 삼성서울병원 건을 들 수 있습니다. 2020년도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비금융 분야 종합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공정거래위원장을 상대로,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외주용역을 계열사에 집중 발주하면서, 수의계약 방식으로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고 계열사에 현저히 유리한 거래조건(가격·조건 등)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크므로, 이는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 금지 중 경쟁자 배제 행위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지원(유리한 조건 거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며,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해 시정조치·과징금 부과 등 제재를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 사례는 비영리 의료재단이라도 대기업 집단에 소속되고, 계열사와의 거래가 공정 경쟁을 저해하면 공정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https://lnp.nanet.go.kr/policy/assemblyBodo/detail.do?controlNo=114476


공정거래법 제45조: 불공정거래행위 금지 조항 적용 여부


제45조는 모든 사업자에게 적용되는 일반 규정입니다. 이는 대기업 집단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비영리 법인인 의료재단, 심지어 개인 사업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조항 위반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핵심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1) 거래 조건의 현저성 (Significance): 정상적인 거래 관행에 비추어 볼 때 '현저히' 유리한 조건이어야 합니다. 단순히 유리한 정도를 넘어, 그 차이가 사회 통념상 용인되기 어려운 수준이어야 합니다. 판례는 구체적인 수치 기준을 제시하지 않으나, 통상적으로 정상 가격 대비 10% 이상의 차이를 위험 구간으로 봅니다.


(2) 부당성 (Unfairness) = 공정거래 저해성: 지원 행위를 통해 지원 객체의 경쟁력이 강화되어 시장에서의 공정한 거래 질서가 저해되거나 저해될 우려가 있어야 합니다. 관련하여 대법원은 "지원주체의 지원객체에 대한 지원행위가 부당성을 갖는지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지원주체와 지원객체와의 관계, 지원행위의 목적과 의도, 지원객체가 속한 시장의 구조와 특성, 지원성 거래규모와 지원행위로 인한 경제상 이익 및 지원기간, 지원행위로 인하여 지원객체가 속한 시장에서의 경쟁제한이나 경제력 집중의 효과 등은 물론 중소기업 및 여타 경쟁사업자의 경쟁능력과 경쟁여건의 변화 정도, 지원행위 전후의 지원객체의 시장점유율의 추이, 시장개방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해 지원행위로 인하여 지원객체의 관련 시장에서 경쟁이 저해되거나 경제력 집중이 야기되는 등으로 공정한 거래가 저해될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1두7220 판결). 즉, "지원 객체의 관련 시장에서의 지위가 강화되거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여 경쟁자가 배제될 우려"가 있어야 합니다.


https://casenote.kr/%EB%8C%80%EB%B2%95%EC%9B%90/2001%EB%91%907220


의료기관의 경우, 병원이 특정 MSO나 의약품 도매상에게 과도한 마진을 보장해 주는 행위가 전형적인 부당지원행위의 혐의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정위가 이를 제재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원으로 인해 MSO 시장이나 의약품 유통 시장에서 경쟁이 제한되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몇 개 병원의 공급을 독점했다고 해서 전체 시장의 경쟁이 제한되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공정거래 저해성이 입증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A병원이 원장 가족이 운영하는 B도매상에서 시중가보다 20% 비싸게 약품을 구매해 주었다고 가정했을 때, 이것이 제45조 위반이 되려면, 공정위는 "A병원의 지원 덕분에 B도매상이 자금력을 확보하여 다른 도매상들을 시장에서 축출할 능력을 갖게 되었다"는 논리를 입증해야 합니다. 만약 B도매상이 A병원하고만 거래하는 전속 도매상이라면, 시장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므로 제45조 적용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공정거래법 전문 변호사들의 레퍼런스가 좀 더 필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법률사무소 고앤파트너스 고세경 변호사님이나 법무법인 바른의 백광현 변호사님 등을 전문가로 추천합니다.


법적 리스크 최소화 방안


앞서 살펴본 바처럼, 의료기관이 MSO에 업무를 위탁하거나 일감을 집중시킬 때는 여러 법적 함정이 존재하지만, 실제로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게 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MSO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음 원칙을 숙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1) 합법적 역할 분담: MSO는 어디까지나 “경영지원형”으로 기능하고, 의료행위나 병원 경영의 본질적 권한에는 관여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의료기관 개설자(의료인)의 운영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인사, 회계, 홍보, 구매 지원 등 보조적 업무만 담당하게 역할을 명확히 구분합니다. 병원의 핵심 의사결정 (진료정책, 의료인력 채용/평가, 투자계획 등)은 의료기관 경영자가 직접 하도록 하여 MSO의 월권을 차단합니다.


https://brunch.co.kr/@lawfirmbhsn/31


(2) 위탁 범위와 수수료의 적정성 계약: MSO와의 계약서에는 제공할 서비스의 구체적 내용, 대가 산정 방식, 당사자 독립성을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수수료 구조는 가능하면 고정비용이나 실비 정산 방식으로 설정할 것을 권고 드립니다. 병원 수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형태가 불법인 것은 아니지만,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https://brunch.co.kr/@lawfirmbhsn/9


수수료 수준은 시장 가격이나 동종 서비스 시세를 참조하여 합리적으로 책정하고, 그 근거를 문서화해 두어야 합니다. 이는 훗날 과도한 이익 제공 여부를 다툴 때 합법성 근거가 됩니다. 특히 MSO에서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와 관련하여 어느 정도 금액이 적정한지에 관해서는 전문적인 세무사의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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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공정거래 컴플라이언스: 만약 의료기관과 MSO가 특수관계(계열회사 등)라면, 내부거래 심사지침에 부합하도록 거래 과정을 투명화합니다. 일정 금액 이상의 계약은 외부 경쟁입찰이나 다수 견적 비교를 거치도록 내부 규정을 만들고, 특수관계인 거래 현황을 이사회 및 감사에 정기 보고합니다. 이사회회의록을 요건에 맞게 잘 갖추어 놓는 것도 아주 중요한 작업이며, 필요한 경우 법률자문을 받아 사전에 거래 구조를 점검받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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