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소송법 제365조(피고인의 출정)는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다시 기일을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도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정한 기일에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습니다. 다만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형 선고가 가능한 사건에 대해서는 반드시 피고인이 출석을 해야 판결을 할 수 있는데요.
이 말은 즉 자신이 재판에 출석하지 않더라고 장기 10년 이상의 범죄가 아니라면 징역형의 실형 선고를 결정하는 판결이 가능하고 이로 인해 구속을 당하는 일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하였습니다. 그래서 간혹 자신도 모르게 진행된 재판으로 영문도 모른 채 구속을 당하는 경우가 간혹 존재하는데요. 제가 담당했던 의뢰인도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였습니다.
실제로 의뢰인은 과거 연루되었던 범죄로 재판이 진행되었으나 이 사실을 모르고 출석을 하지 않다가 궐석 재판으로 징역형의 실형 선고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형집행을 위해 소재탐문 끝에 찾아온 경찰관에 의하여 불시에 구속을 당하였고, 이미 판결 선고 후 많은 시간이 흘러 항소를 할 수도 없던 상황에서 저에게 도움을 청했던 사례에 해당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결말부터 이야기하자면 즉시 석방에 성공하였고 추후 판결 선고를 뒤집어 구속을 막는 일까지 성공하였죠.
그렇다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였을까요? 항소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이 이미 지나간 경우에도 특별한 조건에 해당한다면 상소권회복청구를 통해 항소를 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또한 법원이 상소권을 회복하기로 결정할 경우 형집행정지도 이루어지기에 즉시 석방이 가능할 수 있는데요. 따라서 이러한 조치를 통해 원심 판결에 불복을 하였고 끝내 2심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어 의뢰인을 구속의 위험성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게 만들었던 것이죠.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은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상소의 제기기간 내에 상소를 하지 못한 때에는 상소권회복의 청구를 할 수 있다고 그 조건에 대해서 규정하고 있고, 상소권회복의 청구는 사유가 종지한 날부터 상소의 제기기간에 상당한 기간 내에 서면으로 원심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며 청구 방식에 대해서도 규정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0. 2. 27. 자 2019모3586 결정).
그리고 제가 담당했던 의뢰인의 경우 상소의 제기기간은 공시송달 방법에 의하여 공소장 등이 송달되고 피고인이 불출석한 가운데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된 후 검거되어 수용된 경우, 상소를 하지 못한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종지한 날에 해당하고 이는 원칙적으로 그 판결에 의한 형의 집행으로 수용된 날을 의미하였습니다. 즉 구속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상소권회복청구를 반드시 하여야 항소를 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죠(대법원 2017. 9. 22. 자 2017모2521 결정).
더불어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란 질병, 천재지변, 해외체류, 법원의 실수, 정확한 소재탐문 없이 궐석 재판으로 판결을 선고한 경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상소권회복 청구기간을 준수하지 못한 것이 법률의 부지로 인한 것이라면 정당한 사유로 인정할 수 없으며, 징역형의 집행으로 교도소에 수감된 날로부터 상소 제기 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소권회복청구도 마찬가지로 정당한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례는 보았는데요(대법원 1983. 11. 24. 자 83모50 결정).
따라서 상소권회복청구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반드시 명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① 상소권회복을 청구할 때에는 제345조의 사유가 해소된 날부터 상소 제기기간에 해당하는 기간 내에 서면으로 원심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
② 상소권회복을 청구할 때에는 제345조의 책임질 수 없는 사유를 소명하여야 한다.
③ 상소권회복을 청구한 자는 그 청구와 동시에 상소를 제기하여야 한다.
만약 위와 같은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한다면 상소권회복청구 및 항소는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경고하였는데요. 더불어 무사히 상소권을 회복하여 항소하였다고 할지라도 안심할 처지는 아니라고 강조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원심 판결을 2심에서도 그대로 유지한다면 결국은 다시 구속을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그리고 원심도 나름 이유가 있어 이러한 판결을 선고한 것이기에 이를 뒤집는 것은 분명히 어려운 일에 해당하였습니다.
따라서 제가 담당했던 의뢰인도 구속 이후 상소권회복청구 및 항소를 통해 즉시 석방이 이루어졌지만 이에 안심하지 않고 원심 판결을 뒤집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기존에 행사하지 못한 방어권을 충실히 행사하며 검사의 주장을 반박하였고 1심 판결 이유를 분석하여 양형상의 부당한 이유를 적극적으로 소명하였는데요. 더불어 양형상의 유리한 사유를 최대한 주장하여 선처의 필요성을 언급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2심 판결에서는 원심 판결을 파기하며 집행유예를 선고하였고 무사히 의뢰인은 구속의 위험성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갑작스럽게 구속을 당하거나 자신도 모르게 있었던 억울한 판결을 뒤집기 위해 상속권회복청구 및 항소를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제가 말한 주의사항을 숙지하고 조금의 실수가 없도록 철저한 준비를 시작하길 강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