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다와 라다메스

노진탁 창작소설 - 1

by 노진탁

신은 인류를 살리기 위한 단 하나의 조건을 제시했다.


“지금 이 순간 너희들 눈에 가장 간절해 보이는 이의 사랑을 바치라.”


불타는 바위의 폭포수로 인류를 멸망시키려는 신의 말에 벌벌 떨던 인류는, 아이다와 라다메스를 찾아내고야 만다.


“인류를 위해 참아주시오.”

“지금 이 일만 끝나면 당신을 영웅으로 칭송할 것이오.”

“세월이 지나면 어차피 잊힐 사랑이잖소.”


아이다가 생의 구원이었던 라다메스에게는 어떤 의미도 없는 말들이었다.

그러나 어떡하리오.

270억의 인류를 구할 수 있다는데 인류의 부탁을 뿌리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겨우 반나절이 아이다와 라다메스에게 허락됐다.

“지금이야 힘들지 언젠가는 빛바랠 감정이야. 괜찮을 거야. 우리 사실 만난 지 정말 얼마 되지 않았잖아. 잘 살도록 해보자.”

본격적인 사랑을 해보지도 못했는데 라다메스 속에서 장기 하나가 요동을 치며 울렁거리는 느낌이었다.


반나절이 지나자 신은 분노를 거두고 자취를 감췄다.

살아남은 인류는 축제를 벌이며 아이다와 라다메스를 칭송했다.


축제의 자리에 그 둘은 나오지 않았다.

그들이 없는 자리에서 인류는 그들을 잊어갔다.


신은 아이다에게서만 사랑의 감정을 지웠다.

남겨진 건 라다메스 혼자였다.


라다메스는 세상을 잃었고, 세상살이의 의미를 상실했다.

개선장군이었던 라다메스는 추락한다.

눈의 총기는 사라지고 기력은 쇠하여 한도 끝도 없이 시들어갔다.

아이다가 자신을 잊었다는 말을 듣고는 새로 짓던 피라미드를 부숴버리고 만다.


왕은 그를 궁 밖으로 내보냈다.

지금껏 쌓아온 덕망, 나라를 위해 세운 업적, 사랑을 버리고 인류를 구한 공은 온데간데없다.


‘아이다, 아이다, 아이다....’

‘나를 기억해 줘, 아이다....’

‘다시 나를 사랑해 줘, 아이다....’


그러나 아이다는 가장 매력적인 여성으로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었다.

불쌍한 라다메스.



ChatGPT Image 2025년 5월 19일 오후 07_30_29.png 불타는 바위의 폭포수. (이미지는 Chat GPT를 통하여 형성했습니다.)


ChatGPT Image 2025년 5월 19일 오후 07_38_18.png 피라미드 앞에 선 라다메스. (이미지는 Chat GPT를 통하여 형성했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우선은, 법기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