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삶에 대하여 (1)

by 이보

202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말하는 대로 이루시길 진심으로 기도하겠습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청년들에게 '언제 서울로 갈 거냐'는 질문은,

꿈이 아닌, 일정처럼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떠나는 이유를 묻기보다는,

떠나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이 되는 분위기 속에서

고향은 점점 선택지가 아닌 과거가 되곤 합니다.


광역철도는 분명히 더 빨라졌고,

이제 서울은 훨씬 더 가까워졌으며,

지도 위의 거리는 압축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삶의 거리는 더 멀어졌습니다.

정말 이동이 편리해진 걸까요?

아니면 떠나지 않으면 안 되는 사회를

더 정교하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요?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는 이유를,

도시 선호나 개인의 선택으로 설명하는 것은 쉬울 일일 겁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은,

자기 지역에 머물며 일하고, 성장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일자리 인프라는

과연 충분했을까가 아닐까요?


크리스탈러 중심지 이론에 따르면,

도시는 원래 하나의 거대한 중심만으로 성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일상적인 삶을 책임지는 지역 중심이 있고,

멀리 서라도 사람들이 찾아가는 거점이 있으며,

이들이 역할을 나눌 때 국토는 가장 안정적으로 작동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랫동안,

이 구조를 설계하기보다는,

이미 비대해진 중심을 더 빠르게 연결하는 데,

집중해 온 것은 아닐까요?


그 결과, 수도권은 더 무거워졌고,

지역은 중심이 되지 못한 채 통과 지점으로 남은 것은 아니었을까요?


이 구조의 끝에서 우리 청년들은 선택했다기보다는,

떠밀리듯 이동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렇게 이동은 취향이 아닌, 조건이 되었고,

그 조건은 개인이 아닌 구조가 만든 것이 아니었을까요?



(2)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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