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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렌스 Dec 07. 2018

명하여 이 돌들로 떡덩이가 되게 하라

마태복음 4장

그 때에 예수께서 성령에게 이끌리어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러 광야로 가사
사십 일을 밤낮으로 금식하신 후에 주리신지라
시험하는 자가 예수께 나아와서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로 떡덩이가 되게 하라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


예수님이 마귀에게 받으신 3가지 시험은 언제나 나에게 이해하기 힘든 난제이다.

어렸을 때부터 너무 많이 들어서 잘 알고 있는 이 세 가지 시험은 각각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인간으로 오신 하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에 마귀는 어떤 난제를 제시한 것이고 하나님은 어떻게 그것을 풀어내신 것일까. 그 깊은 의미를 나의 지혜로는 알 방법이 없다.


첫 번째 시험은 '명하여 이 돌들로 떡 덩이가 되게 하라'였다.


유진 피터슨의 메시지 성경을 보면 "예수님은 마귀의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40일을 금식하여 준비하셨다"라고 쓰여 있다. 하지만 개역개정과 NIV 성경을 보면 그런 단서는 없다. 그냥 40일을 밤낮으로 굶었고 매우 배가 고팠다고 설명할 뿐이다.


Then Jesus was led by the Spirit into the desert to be tempted by the devil.
After fasting forty days and forty nights, he was hungry.
The tempter came to him and said, "If you are the Son of God, tell these stones to become bread." (NIV)


1. 즉, 40일 금식이 예수님의 자의에 의해 기한을 정하고 시작한 것이, 예수를 넘어뜨리기 위한 마귀는 굳이 예수가 시험에 온전히 준비가 되길 40일이나 기다리다가, 비로소 예수님이 준비가 되고 나서야 시험을 시작한 것인지(메시지 성경 기준)


2. 아니면 예수님은 그저 성령에 의해 광야로 이끌리어 오고, 당연히 몇 주치의 식량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었으며, 성령이 광야를 이제 떠나라는 이끄심이 없었기에 그저 한없이 성령의 때를 믿고 기다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40일이나 굶주리게 되어버린 상황이었고, 마귀가 예수님의 배고픔(인간적 약점과 욕구)을 이용해서 첫 번째 시험을 건 것인지(개역개정, NIV 기준)


성경은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지 않기에 알 방법은 없다.


하지만 나는 유진 피터슨의 메시지 성경의 해석보다는 후자가 더 상식적인 이해가 아닐까 하는 차원에서 조심스럽게 묵상을 더 전개해 본다.


왜냐하면, 40일 금식이 예수님의 이른바 '작정 금식'이었는지,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른 한 없는 기다림이었는지에 따라 금식의 의미는 완전히 달라진다. 전자는 기한을 스스로 정한 것이기에 이것이 언제 끝나는지 스스로 알지만, 후자는 40일 일지, 60일 일지, 100일 일지, 이대로 죽을지 아무런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나라면 '언제까지 굶어야 하지? 이러다 그냥 사명은 시작도 못하고 굶어 죽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지 않았을까 싶다. '광야에 나온 게 성령님의 인도하심은 맞았던 것인가? 나 혼자 착각했던 것은 아닐까?' 이런 응답 자체에 대한 의심도 들었을 것이다.


예수의 금식이 목숨을 담보로 한 성령에 대한 한없는 신뢰와 기다림의 의미를 가진다면 자연스럽게 마귀의 시험도 그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시험하는 자가 예수께 나아와서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로 떡 덩이가 되게 하라


피상적으로 보이는 시험의 의미는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돌을 떡으로 만들 수 있는 초능력으로 증명해봐라"라는 테스트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시험의 내용이 될 수 없다. 지팡이를 뱀으로 바꾸는 류의 초능력은 모세 시대의 모세도, 파라오의 제사장들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돌을 떡으로 바꾸었다고 하나님의 아들임이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마귀의 질문의 요지는 믿음에 대한 도전에 가깝다.

"언제까지 아무 것도 안하고 기다릴 거야? 너 이러다 굶어 죽어! 응답이 끝까지 없으면 어떡할 거야? 너 스스로 지푸라기라도 잡아야지! 더 버티다가 광야를 나가기 전에 죽을 거야!. 빨리 지금 돌을 떡으로 만들어서 먹어! 그래야 살아!"가 아닐까 싶다.


성부와 성령에 대한 성자의 무한한 신뢰와 기다림에 대한 시험이 그 질문의 본질일 것이다.


마귀의 그 시험의 칼 끝은 오늘의 나에게도 매일 정확히 겨누어지고 있다.

"너 정말 네가 믿는 하나님의 인도하시는 길을 믿어? 너 이렇게 가다가 너랑 처자식 큰일 나면 어떻게 책임질 거야? 마냥 믿고 기다리지 말고 빨리 뭐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야? 너 이러다 죽어! 남들 뛰는 것처럼 너도 빨리 뛰라고! 아무도 널 도와주지 못해! 너는 너 스스로 구원해야 해!"


하지만 하나님은 다윗의 찬양을 통해 오늘도 나에게 말씀하신다.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나의 구원이 그에게서 나오는도다(시편 62:1)


믿음에 대한 시험.

이것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
 'Man does not live on bread alone, but on every word that comes from the mouth of God.'"

사람의 '영생(Eternal Life)'과 '구원', '안녕' 그리고 '행복'은 부귀영화 및 나의 노력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말씀. 즉 절대자의 인도하심으로부터만 나온다는 예수님의 믿음의 고백이었다.


나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고 있는가?

매 순간 매 초의 선택을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말씀에 기인하여하고 있는가?

나는 하나님의 때와 방법에 예수님처럼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있는가?


마귀는 지금도 나에게 묻는다.

"이 돌들로 떡 덩이가 되게 하라"


오늘도 예수님의 말씀을 통하여 떡 덩이가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말씀에 귀 기울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나의 아둔한 머리로는 이해될 수 없는 상황과 삶의 흐름 속에서도 예수님이 그랬던 것처럼 목숨을 걸고 하나님을 신뢰할 마음을 허락하시니 감사합니다.

저와 아내에게 오늘 하루도 일할 수 있는 일을 주시고, 직접 땀 흘리고 수고하여 얻은 열매로 가족이 함께 살아가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회사, 교회, 가정의 모든 맡은 일들이 나의 능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성령님의 인도하심대로 따라가는 중에 되는 것임을 깨닫게 하여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자동차 사고로 인한 모든 문제들이 뒷수습이 잘 되게 하여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아버지 하나님. 나와 함께 하여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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