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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법은 조변 Oct 05. 2023

세종특별자치시에는 특별함과 특별함이 있다.

세종시에는 멧돼지와 고라니도 있고, 최첨단 자율주행버스도 있다.

[멧돼지와 고라니] 세종시는 2023년 3월 25일부터 27일까지 원수산과 전월산 및 읍면지역에서 유해야생동물 일제 포획활동을 실시한다. 25일은 도심지역 멧돼지 출몰 방지를 위해 원수산, 전월산 등 도심 등산로에서 포획활동을 실시한다. 지난해에는 멧돼지 240마리, 고라니 797마리 등 총 1,037마리를 포획했다.

[최첨단 자율주행버스] 세종시와 충청북도는 2023년 10월 6일 오전 10시부터 하루 4회씩 오송역에서 정부세종청사를 거쳐 대전 반석역까지 왕복 64.4km 구간을 오가는 자율주행 BRT(간선급행버스체계) A2노선(세종시 운영)과 A3노선(충북도 운영)을 운영한다. 세종시와 충북도는 2024년에는 해당 노선을 청주공항에서 카이스트까지 확대해 충청권 자율주행 대중교통을 일상화한다는 계획이다.



세종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래서 멧돼지와 고라니가 출몰하는 도로에 최첨단 자율주행버스가 다닌다. 세종시 인구는 2023년 39만 명을 넘어 4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살기 좋은 도시이면서 동시에 작은 도시의 불편함을 오롯이 갖고 있는 곳이다. 세종시 주민으로서 세종시의 특별함을 잠시 이야기할까 한다.



세종시의 가장 큰 특별함은 위치이다. 서울에도 살아봤고, 대구에도 살아봤고, 부산에도 잠시 살아본 나의 결론은 그렇다. 대한민국의 중앙에 있다. 그래서 어디든 가기 쉽다. 아내와 아들과 주말에 훌쩍 다녀오기 좋다. 세종시는 시군구에 해당하는 기초자치단체로 작은 도시이지만(세종시법 제6조), 가까운 곳에 대전과 청주가 있다. 자동차로 2시간이면 서울도, 원주도, 서해바다도, 광주도, 대구도 갈 수 있다. 어디든 1박 2일 일정으로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다.   


세종시에 살 계획이라면, 자동차 구입을 강력 추천한다. 애초에 세종시를 자동차 없는 도시로 계획했다고 하지만, 어린 자녀가 있다면 자동차가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 아이들의 등하원과 병원진료를 위하여, 엄마와 아빠의 정신건강을 위하여 차가 있으면 좋다. 버스도 있고, 택시도 있고, 셔클도 있고, 어울링 자전거도 있지만 한계가 느껴진다.


세종시의 육아환경도 아주 특별하다. 작은 도시이지만, 아이를 키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소아청소년과 병원도 많은 편이고, 간단하게 놀 곳(땀범벅놀이터, 세종중앙공원, 세종호수공원 등)도 많으며, 아파트의 놀이터조차도 준수한 편이다. 아이와 간단하게 간식 먹기 좋은 스타O스는 13곳이나 있고, 넓은 매장이 인상적인 투O플레이스는 16곳이 있으며, 아침식사가 가능한 써O웨이도 4곳이 있다. 맥도O드가 1곳도 없다는 것이 흠이다.  


정부세종청사의 직장어린이집은 11곳이 운영되고 있다. 청사 어린이집을 경험한 자로서, 아쉬움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열과 성의를 다해 아들을 키워주신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이다. 일터에서 5분, 10분 거리에 어린이집이 있고, 육아시간을 활용하여 4시 30분에 하원할 수 있는 환경도 매력적이다. 세종시 전반적으로 '육아'에 대하여 공감하는 분위기가 있어 육아시간 등 유연근무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세종시 1박 2일 투어에 관한 글: https://brunch.co.kr/@lawschool/36


그렇다고 해서 세종시가 마냥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할 수는 없다. 가장 큰 불편함으로 좁은 도로이다. 출퇴근 시간에는 내비게이션의 빨간색 도로로 위에 멈춰 있는 시간이 꽤 된다. 같은 시각의 테헤란로와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운전을 매우 조심해야 할 시간대가 8:30~9:00, 18:00~18:30 이다. 운전하는 사람의 시야가 매우 좁아다.


또한 세종 주민들은 조금 더 근면하고 성실한 것 같다. 그 근면함이 하나의 목표에 집중되는 순간 치열한 경쟁이 된다. 꼼꼼하고 친절하기로 소문난 소아과의원에 진료 예약하는 것도, 싱싱장터에 가장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사러 가는 것도, 주말 식사시간에 대형마트에 주차하는 것도 쉽지 않을 때가 있다. 육아를 위한 '눈치게임'이 있다.


변호사의 입장에서 보면 세종시는 부족한 점이 많다. 법원 부지에 법원이 없고, 검찰청 부지에 검찰청이 없다. 중앙행정기관만 있는 곳에서 변호사 개업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점이 있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지방법원과 지방검찰청이 들어설 것 같고, 국회 분원도 개원할 계획이 있지만, 지금 당장은 개업 변호사에게 호의적인 환경은 아닌 것 같다.


앞으로 국회 분원이 들어서고, 법원과 검찰청이 개청하게 되면 매력적인 곳으로 급변할 수 있다.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까지 모두 있는 곳, 행정부에 법률자문을 하면서 동시에 소송도 할 수 있는 곳이 되기 때문이다(보통 소송을 당하는 피고가 있는 곳에서 재판이 열리는데, 행정부처가 대부분 세종시에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으로 임용되거나, 사내변호사로 취업하는 경우라면 지금 당장도 세종시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가끔씩,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면 나도 어느덧 시골사람이 되어버렸구나 싶다. 특히 사당역에서 환승할 때 '수많은 군중 속의 나'는 참 낯설고 힘들다. 세종시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정리되어 있는 쾌적함이 그리워진다. 세종시가 더 이상 겁먹고 도망갈 도시는 아니다. 오히려 차분하고 조용하게 사는 사람에게는 딱이다.



1. 세종시의 가장 큰 특별함은 위치이다. 대한민국의 중앙에 있다. 어디든 1박 2일로 다녀오기 좋다.

2. 세종시의 육아환경도 아주 특별하다. 아이를 키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병원도, 어린이집도 많이 있다. 육아를 공감하고 이해하는 분위기도 있다.    

3. 세종시의 좁은 도로는 불편하다. 가끔씩 육아를 위한 '눈치게임'도 스트레스일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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