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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효목 변호사 Mar 05. 2022

위자료라도 많이 받고 싶다는 그녀

위자료, 이혼에 따른 최소한의 보상


변호사님, 위자료라도 많이 받고 싶어요.



제가 이혼 전문 변호사로서 이혼 상담을 하는 대상은 이혼 소송을 제기하려는 분들(원고), 이혼 소송을 당해 소장을 받은 분들(피고) 이렇게 나눌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혼 소송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자녀의 이혼 때문에 걱정이 되어서 부모님들이 대신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인 구조는 원고와 피고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이혼 소송을 제기하려는 분들이시고, 그분들은 또 대부분 상대방 배우자의 잘못된 행동으로 이혼을 결심하신 분들이시며, 그렇기에 '혼인파탄의 피해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혼 사건을 수행하다 보면 '완전한 피해자'도 있고, 저와의 상담 시 말씀하신 내용과는 다르게 '피해자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잘못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경우라도 '혼인파탄의 피해자'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변호사님, 제가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이혼하게 된 지금에는 위자료라도 많이 받고 싶어요. 꼭 위자료 많이 받게 해 주세요."라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법에 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도 '위자료'라는 단어는 익숙하실 텐데,  이혼 전문 변호사로서 위자료는 이혼 소송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이혼 소송에서 '위자료'는 어떤 의미일까요



위자료라는 것은 누군가로부터 피해를 입었을 때에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상대방이 부담해야 하는 손해배상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민사상 손해에는 적극적 손해, 소극적 손해, 정신적 고통에 따른 손해로 구분이 되는데 위자료는 바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금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가 받은 정신적 고통, 돈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님, 돈도 다 필요 없고 아무것도 필요 없으니 그 사람을 만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자신이 겪은 아픔, 고통을 없애버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 일이 있기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현실 세계입니다. 안타깝지만 인정해야 할 부분입니다. 다른 어떤 것으로 상처가 치유될 수 있을까요? 잘못한 배우자가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사죄한다면 내가 받은 상처가 어느 정도 치유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럴만한 사람이라면 그런 잘못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설령 그런 잘못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바로 사과를 했을 것이므로 상대방 배우자는 이혼 상담을 하러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혼의 세계에서는 이 말만큼 맞는 말이 없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앞서 이혼 사유(유책사유, 유책 행위, 귀책사유라는 말로도 쓸 수 있습니다)를 살펴보았는데, 위자료라는 것은 상대방 배우자의 잘못된 행위로 내가 받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손해와는 다르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는 숫자로 계산하기 불가능하다는 것이 한계입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아예 평가조차 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으니 어떻게든 평가를 하는 것이고, 그 결과가 판결문의 주문에 나오는 '위자료 액수'입니다. 





위자료는 얼마 정도 인정될 수 있을까요?



예전에 자신이 배우자로부터 극심한 고통을 받았다는 분과 상담을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남편이 상당한 기간 동안에 부정행위를 저질렀고, 그럼에도 반성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자신을 폭행까지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변호사님, 위자료는 1억은 받고 싶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죠. 적어도 1억은 받아야 그분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나아질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우리 법제 하에서는 위자료 액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법원은 통상적으로 상당한 부정행위나, 상당한 폭행에 의한 혼인 파탄의 경우 그 위자료 액수는 3,000만 원 정도로, 일반적인 유책행위라고 할 때에는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 사이로 위자료가 인정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혼인기간, 유책행위의 정도, 자녀의 수, 재산 관계 등 여러 가지 사유에 따라서 위자료 액수가 더 적게 인정될 수도 더 많이 인정될 수도 있습니다. 

 


혼인이 우리 삶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임을 감안할 때 혼인파탄에 따른 위자료는 그 액수를 더 많이 인정해주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의 오랜 생각입니다. 법원에서도 조금씩 위자료 액수를 높이고 있는 경향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처한 현실에서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변호사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혼 사건을 수행할 때 이왕이면 위자료를 한 푼이라도 더 많이 받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항상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위자료도 결국 돈이라는 것입니다. 



위자료도 결국 돈이라는 것



이혼 소송에서는 법률상 혼인관계의 청산인 '이혼'과 아이들의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 '면접교섭권'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결국 '돈'으로 귀결됩니다. 즉, '위자료', '재산분할', '양육비'는 모두 '돈'에 해당하는 것이지요. 



위자료로 인정되는 금액이 크지 않다는 점을 항상 기억하고 있다면, 재산분할이나 양육비에서 조금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낸다면 오히려 위자료를 포기하는 것이 더 나은 '행복'으로 가는 길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어떤 분께는 전체적인 '돈'의 액수는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혼인 파탄의 책임이 전적으로 상대방에게 있다는 것이 판결문에서나마 명확하게 기록으로라도 남겨지기를 희망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위자료'가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결국 다시 '행복'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명목이 어찌 되었든 더 많은 돈을 받는 것이 과거의 상처를 치유받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 대한 소송에서는 보다 유연한 소송 전략을 구사하고, '위자료'라는 명목이 인정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에 대한 소송에서는 결단코 '위자료'를 포기하지 아니하는 소송 전략을 구사하게 됩니다. 



이런 것들은 결국 '선택'의 문제인데, 선택이라는 것은 선택지가 있을 때에야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위자료의 본질에 대하여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것은 더 나은 행복으로 가는 이혼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혼사유'와 그에 따른 '위자료'에 대하여 살펴보았으니 이제 '재산분할'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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