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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효목 변호사 Mar 03. 2022

'이혼'을 결심하게 하는 이유들

각자에게는 각자의 이혼사유들이 있다

이혼 결심이 먼저일까, 이혼 사유가 먼저일까


이혼 상담을 하다 보면 마치 '닭이 먼저인지, 계란이 먼저인지'와 같은 문제처럼 '이혼 결심이 먼저인지, 이혼 사유가 먼저인지' 고민이 될 때가 많습니다. 어찌 보면 '이혼 결심'이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사안이고, '이혼 사유'라는 것은 비교적 객관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와 같은 고민에 빠지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이혼 상담에는 "어떤 이유 때문에 이혼 상담을 신청하셨나요?"라고 물어볼 때도 있고, 어떤 이혼 상담에는 "이혼 결심을 하셨나요?"라고 물어볼 때가 있습니다. 사안에 따라, 상담 신청자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저 더 이상 배우자와 살기 싫어졌는데 이혼 사유를 애써 찾아보는 경우도 있고, 배우자의 어떤 잘못된 행동 때문에 이혼을 결심했을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후자의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이혼 사유가 중요한 이유


'이혼'이라는 과정에 있어서 첫 번째로 해야 될 것은 '이혼에 대한 결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다음으로 해야 될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바로 '이혼 사유'를 정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상대방 배우자와 이혼에 대한 모든 것이 협의가 잘 이루어진다면 협의이혼을 해도 무방하지만, 이혼까지 결심할 정도라면 그 상대방 배우자와 협의가 잘 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이혼할 수 있는 방법이 '재판상 이혼'외에는 없습니다. 바로 여기에 답이 있습니다. '재판상 이혼'에는 반드시 '이혼 사유'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법에서 정한 이혼사유들



우리 '민법'에서는 이혼 사유, 즉 '재판상 이혼원인'을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고, 이와 같은 사유들이 있을 때에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840조(재판상 이혼원인)
부부의 일방은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1.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4.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6.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제가 이혼 사건을 수행하다 보면 가장 많이 문제 되는 '이혼 사유'는 '배우자의 부정행위, 배우자의 폭행 및 폭언, 배우자의 경제적 문제, 시댁 또는 처가의 지나친 간섭, 오래된 별거' 였었습니다. 



이를 민법 제840조에서 정한 재판상 이혼원인으로 보면,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은 경우는 '배우자의 부정행위, 외도'입니다. 이혼 상담을 하면 열에 여덟 정도는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원인으로 이혼을 결심하신 경우들이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여성의 경우 남편의 폭행, 폭언이 다수에 해당하고, 남성의 경우 아내의 과소비가 문제 되는 경우들이었습니다. 



보통은 주요 이혼 사유와 함께 또 다른 이혼사유들이 존재하는 경우들이 많아서 함께 이혼의 원인으로 주장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각자에게는 각자의 이혼 사유들이 있다

이혼 사유라고 하면 마치 엄청 대단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우리네 삶 속에서 '이혼'을 결심하게 하는 이유들은 다양합니다. 영화보다 더 심할 정도의 외도, 형사사건인지 이혼사건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폭행과 상해. 누가 봐도 이혼 사유임을 쉽게 알 수 있고 이와 같은 경우에는 이혼 소송도 비교적 원만하게 진행되는 편입니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함께 기르던 반려견에 관한 문제, 식사와 빨래 문제,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 문제와 같이 아주 일상적인 갈등이 주요한 '이혼 사유'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또한 부부 사이의 내밀한 문제, 즉 부부관계가 이혼 사유로 주장되기도 합니다. 아무리 일상적인 갈등이 '이혼 사유'로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 배우자의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게 된 것과 같은 이유들은 '이혼 사유'로 인정받을 수 없겠지요. 



중요한 것은 주된 '이혼 사유'를 정리하는 것입니다. 스토리가 재미없는 드라마가 인기 없는 것처럼, 스토리가 빈약한 이혼 소송은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이혼 사유'가 다소 빈약하다고 판단되면 합당한 '이혼 사유'를 찾아낼 때까지 이혼 소송을 보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이혼 사유'라는 것은 '이혼 소송'에서 가장 주요한 쟁점이기 때문입니다. 



이혼 사유에 대해서 알아보았으니 다음은 '위자료'에 대해서 설명드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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