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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범석 변호사 Dec 06. 2022

변호사, 이제 한물 간 거 아니야?

경찰대 출신 변호사가 생각하는 경찰, 변호사의 직업 장단점

제가 직업으로서 변호사를 선택한지도 어느덧 5년이 넘어 6년차가 되었습니다. 


인천논현경찰서 경제범죄수사팀장으로 근무를 하다가 경찰을 그만두고 사직을 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 경찰관들의 반응은 “아니 왜?”, “앞으로 고위직까지 승진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경찰을 계속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라는 반응과, “그래, 굳이 박봉에 승진 신경 쓰면서 가족들과 시간도 많이 못 보내는 것보다는 변호사로 생활하는 게 더 낫지.” 라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경찰관으로서 12년 넘게 재직하였고, 변호사로서 5년이 넘게 생활을 한 제가 생각하는 경찰관과 변호사의 직업으로서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경찰관, 경찰공무원의 장단점입니다. 


경찰, 특히 수사관은 범인, 범죄자를 검거했을 때 사명감과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예전에 서울서초경찰서 강력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잠원동 새마을금고 범인을 검거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퇴근을 하지 않고 근처 모텔에서 강력팀 팀원들과 잠을 자면서 깨어있는 시간동안 온 힘을 다하여 범인을 찾기 위해 노력하였고, 일주일 정도 만에 범인을 검거하였습니다. 


총을 들고 은행을 턴 강도가 대한민국 사회에 활보하고 다닌다는 생각에 사람들은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고,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었던 사건이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범인을 검거하였기에 형사과 직원들에게 특별승진, 특별승급 등의 혜택도 있었습니다. 


이런 강력 범죄 사건을 처리하다 보면 사명감과 보람을 느끼게 되고, 이러한 점이 경찰공무원으로서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현실적인 면에서(경찰도 하나의 직업이다 보니) 직업의 안정성이 보장되는 공무원으로서 정년까지 근무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경찰의 장점이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경찰은 군인과 비슷하게 특정 계급이상부터는 계급정년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일정 기간 안에 다음 계급으로 승진을 하지 못하면 퇴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경찰의 꽃이라고 하는, 총경 계급(경찰서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경정 계급에서 14년 안에 승진을 해야 합니다. 실무적으로는 경정 10년 정도가 되었을 때 승진을 해야 하는데, 이 기간에 승진을 하지 못하면 퇴직을 준비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경정 계급으로 승진을 하지 않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23살의 나이에 경찰대를 졸업한 사람들은 보통 경정 계급 이상으로 승진 하기를 희망합니다. 이러다 보니, 경찰대를 졸업하고 경정으로 40대 초반에 승진하였다가 50대에 계급 정년으로 퇴직을 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부분이 경찰대를 졸업한 경찰공무원의 직업으로서의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변호사의 장단점입니다. 


변호사는 사건의 처음부터 끝까지 변호사가 주도적으로 처리하여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은 상명하복의 관계에 있다 보니, 어떠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상사의 의견이 많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변호사는 최초 상담부터 조사 참여, 의견서 작성, 재판 참여 등 모든 것을 변호사가 직접 하게 됩니다. 사건의 방향 설정, 중간 중간 상황 변화에 따른 대처 등을 모두 변호사가 의뢰인과 상의하여 하다 보니, 책임감도 크지만, 사건을 주도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변호사의 장점이 될 수 있다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현실적인 면으로 급여과 시간 면을 말씀드리자면, 변호사 숫자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변호사의 수입이 공무원의 수입보다는 더 많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변호사는 자신의 시간을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무원은 정해진 시간에 일을 해야 하지만, 변호사는 자신의 일정에 따라 자유로이 시간을 배분하고 업무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공무원 시절 버릇인지 지금도 공무원 시절의 근무시간과 비슷하게 출퇴근을 하고 있기는 합니다. 


마지막으로, 변호사는 사건의 결과를 떠나 의뢰인의 인생에 중요한 사건을 처리하면서 의뢰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경험에서 오는 보람 또한 변호사의 직업으로서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호사, 특히 개업 변호사의 직업으로서의 가장 큰 단점은 수입의 불안정성이라고 할 것입니다. 공무원과 달리 매달 일정하게 급여가 지급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수입이 안정적이지 못한 것입니다. 


이상으로 변호사와 경찰의 직업으로서의 장단점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변호사와 경찰 사이에서, 또는 공무원과 자영업자 사이에서 직업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계신 분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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