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3학년의 엄마.
어느 세월에 아이가 클까? 하고 아기띠를 둘러메고 한숨 쉬던 내가 어느덧 3학년 아이의 엄마가 되어있다.
학기 초에 상담을 갔는데 아이가 2학년까지 얼마나 학교 생활습관이 엉망이었는지 죄다 뜯어고치느라 고생을 여간 한 게 아니라는 담임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무쇠 망치로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1학년에는 손 장난이 심하고 아직 1학년이라 그럴 수 있지요라고 들었고
2학년에는 우리 아이는 늘, 사랑받고 자란 것이 티가 나는 잘하는 아이라는 소리를 들었기에
'엉망'이라는 말은 한 번도 선생님께로부터 들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던 단어였다.
다행히도 아이는 3월 한 달간을 선생님께 완전한 개조(?)를 당했고,
2월부터 발현되었던 틱 증상이 폭발적으로 심해지는 일들이 있었는데
나는 그 이유를 전혀 모르고 걱정과 근심만 안고 있다가 학교에 가서 선생님과 상담을 하며
아이의 틱과 학교 가기 싫어했던 모든 상황들에 대한 퍼즐이 들어맞는 것을 느꼈다.
그래, 너도 2년간을 예쁘다 귀엽다 소리만 듣고 아기 취급받으며 학교생활을 해왔을 터인데
갑자기 틀에 들어가는 생활을 하려니 쉽지 않았겠다 싶어 짠하면서도
어쩌면 더 크기 전에 이런 선생님을 만나 아이의 부족한 모습이 고쳐져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9월이 되어 2학기 상담을 하러 갔다.
이번엔 전화 상담을 해볼까 했지만, 우리 선생님은 얼굴을 보고 대화를 나누면 아주 나이스하신데
전화 통화를 하다 보면 미묘하게 마음이 상하는 부분들이 생겨서 굳이 굳이 학교에 들어갔다.
이번엔 또 어떤 이야기를 들을까 1학기 때와 같은 평을 들으면 난 아이를 어찌 양육하는 게 맞을까 하는
여러 생각과 근심들을 잔뜩 가지고 선생님 앞에 앉아 2학기가 막 시작이 되었는데 아이가 어떤가요라고
떨리는 마음으로 질문을 드렸다.
선생님께 돌아온 대답.
"아유, 너무~ 잘하고 문제가 하나도 없는 아이예요."
1학기 때에 그런 평을 들었기 때문일까 더 이상의 상담을 안 하고 집에 가도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정말 그러냐며, 너무 걱정했다는 내 말에 선생님은 1학기 때 한 달 고생한 후로는 책임감도 자조도 높아지고
늘 그래왔던 학습태도도 학습에 대한 이해도도 너무 좋은 아이라고 어머니가 아이랑 준비하던 과정들도
얼마든지 추천서 해드릴 수 있으니 준비하셔도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3학년의 반을 지내오며 이만큼 성장한 아이이기에 앞으로 4학년도 기대가 되는 친구라 덧붙여주시며.
새삼 또 느꼈다.
불안도가 높아 오롯이 아이를 믿어주지 못한 엄마인데 단호하게 아이를 끌어주는 선생님을 만나
아이가 크게 성장한 것을, 내가 지레 겁먹고 걱정하지 않아도 아이는 자라나는 것을.
다만 엄마로서 내가 할 일은 굳건히 그 자리에서 아이를 지지하고 응원해 주는 것뿐이라는 것을.
아이를 키우며 늘 내가 성장하고 있음을 느꼈는데
이번에도 또 내가 성장했다. 또 마음이 자라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