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원터치 결제'
밀린 집안일 다 끝낸 주말 오후, 드디어 쉴 일만 남았다.
소파에 몸을 푹 던지고 누운 순간, 스스로가 기특했다.
“이 정도면 나한테 뭐라도 해줘야 돼.”
그렇게 쿠팡이츠를 켰고, 바로 그곳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사랑하는 동네 돈가스집 (♡)
문제는, 집에 밥이 있었다는 거다.
냉장고엔 어제 남은 밥이 있고, 김치도 있고, 계란도 있다.
근데 그 돈가스가 너무 아른아른거렸다.
‘아 몰라, 주말인데 이 정도는 괜찮잖아?’
결국 나는 손가락을 ‘톡’ 눌렀다.
그리고 말 그대로, 한 번의 터치로 결제가 완료됐다.
비밀번호도, 카드번호도, 아무 확인도 없이
쿠팡이츠는 아주 쿨하게 말한다.
'주문이 수락되었습니다'
그 순간은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그래, 잘했다. 주말 보상이다!
신용카드 결제라는 현실? 그건 다음 달의 나에게 맡기기로 한다.
원터치 결제를 처음 접했을 땐 좀 무서웠다.
“이거 너무 쉽게 결제되는 거 아냐?”
진짜 터치 한 번에 돈이 나간다는 게 말이 돼?
그런데 이상하게 그 ‘너무 쉬움’이 너무 편해진다.
나는 무언가를 구매할 때 고민이 많은 편이다.
리뷰도 보고, 대체 제품도 비교하고, 장바구니에 넣고 몇 번은 다시 본다.
충동적으로 사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도, 결제 직전에 늘 생기는 그 0.5초의 망설임—
“지금 꼭 사야 해?” “좀 더 기다려볼까?” 하는 순간이 있다.
그걸, 클릭 한 번이 아주 쉽게 덮어버린다.
‘그냥 눌러버리자’는 흐름 속에서,
나는 이미 결제한 상태가 돼버린다.
망설임은 사치처럼 느껴지고, '살 거면 그냥 사자'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클릭 전엔 고민이지만, 클릭 후엔 후련하다.
그래, 어차피 먹을 거였고, 이왕 살 거 빨리 오는 게 낫지.
합리화는 언제나 대기 중이다.
그렇게 오늘도 클릭하고, 다음 달 카드값을 보고 놀란다.
쿠팡은 2018년, 국내 최초로 ‘원터치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쿠팡이츠보다 먼저, 로켓배송 앱에서 먼저 적용한 기능이다.
주소 입력도, 카드번호도, 비밀번호도 없이
상품을 고르고 한 번만 누르면 결제가 완료되는 구조.
이게 가능한 건, FDS(부정거래탐지 시스템) 같은 보안 장치를 함께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속도와 안전을 동시에 잡은 셈이다.
쿠팡은 이걸 UX의 승리라고 자평했다.
그리고 나는, 그 UX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고 있다.
클릭 한 번의 UX는 단순한 편리함이 아니다.
이건 마지막의 망설임을 지워버리는 구조다.
나는 이미 리뷰도 봤고, 장바구니에도 담아뒀다.
다른 돈가스 메뉴도 비교해 봤고, 예전 리뷰도 다시 읽어봤다
그런데도, 결제 직전의 순간엔 항상 망설임이 있다.
“지금 꼭 먹어야 할까?” “좀 더 기다려볼까?”
그 결정의 문턱에서,
클릭 한 번은 망설임을 너무도 간단히 덮어버린다.
결제 UX에서 중요한 건
단순한 편리함이 아니라, 망설임을 줄이는 기술이다.
사람은 결제를 싫어한다.
그건 곧 지출이고, 불확실성이고, 책임이니까.
쿠팡의 원터치 결제는 이 세 가지를 다 지워버린다.
1. 귀찮음: 없앰
2. 불확실성: 줄임
3. 책임감: 흐림
그래서 마케터라면 이걸 그냥 '간편한 결제'로만 보지 않아야 한다.
소비자가 어떻게 망설이지 않도록 설계됐는가?
그게 진짜 UX의 힘이다.
가끔은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 요즘 너무 아무 생각 없이 결제하는 거 아닐까?”
그런데도 다음 상황이 오면, 나는 또 누른다.
결제는 편하다.
원터치 시스템은 정말 잘 만들었다.
아마 나는 다음번에도 또 클릭할 거다.
다만, 그게 진짜 내가 원해서 한 소비였는지는
한 번쯤은 정신 차리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
어제 클릭 한 번으로 먹게 된 그 돈가스, 참 달콤했다.
카드값 내는 날엔, 조금 쌉싸름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