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아도 여전히

19 [영화] 소리의 역사 by 올리버 허마누스 감독, 2026

by 서희복

The History of Sound, 음악이 보이는...


기원을 찾으려는 인간의 본능은 아름답다. 그들의 서로에 대한 목소리를 그들이 따라가는 아름다운 목소리들에 묻는다. 그 조화, 공명으로 전해지는 울림에 대한 호기심과 그리움에 대한 서사다.


음악의 역사 이야기도 아니고 소리를 분석하는 것도 아니다.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이끌리는 대로 따라가다 멈추다 고통스럽게 한 발씩 건너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 사람에 대한.


목소리로부터의 향수는 신비한 다리가 되고 짙은 결핍을 채우는 기쁨이 되었다가 통증을 밟고 선 이별이 된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소리는 영화의 내레이션이 되고 삶의 가치가 되고 놓아주어야만 하는 손끝이 된다.


자신을 향한 이기를 접고 떠밀어내야만 하는 시간들이 기차가 떠날 때 같이 몸을 기울인다. 눌러 참은 눈물이 작은 한숨 속에 숨겨지고 남은 건 어떻게든 살아내야 하는 그 없음, 사라지지 않는 끝없는 그리움뿐이다.


가늘고 길게 하늘거리는 속눈썹 아래에는 슬픔을 가득 담은 푸른 눈동자가 있다.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길을 잃은 마음이 있다. 결국 혼자로 돌아간 그의 결단이 비통함으로 남는다. 가벼운 껍데기로 남는다.


그 오랜 시간을 묵묵히 같이 했던 흔적을 따라 자신을 살려했으면서도 그의 목소리가 가득 담긴 왁스 실린더 녹음기를 켜고 오열할 때 같이 아팠다. 서로 지나치는 사이마다 욕망의 부피를 줄이려는 의도였는지 Silver Dagger가 흐르면 멈칫거리던 슬픔이 더 깊어져 좌절했다.


물안개처럼 부유하는 불안들 그 사이마다 끼어 있는 순간들이 사무쳐 미치지 않도록 같이 길을 잃어야 한다. 처음이었던 그곳이 현재가 되어도 무엇이 이루어지고 어떤 것들이 허망하게 빠져나갈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돌아가보려는 불치의 향수다. 60년 동안 가슴에 쌓아온 푸른 멍이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선 둘의 눈빛만으로도 상실이 예견되는 순간들, 깊고 푸른 눈은 하늘을 향해 누울 때마다 허망한 그리움이 가득하다.


가득한 음악 속에 그들의 흔적이 촘촘하다. 길을 잃어 지금도 헤매고 있을지도 모르는 슬픈 영혼들을 위로하며 같이 걷고 있다. 아무리 필사적으로 노력해도 거역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폴 메스칼과 조쉬 오코너가 신비하게 대비되는 영화다. 눈빛도 몸도 표정도 웃음도 슬픔도 허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