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깡통이 싫어
텅 빈 깡통이 싫어
아무것도 든 것 없이 요란하기만 한게 싫어
이리저리 발길질에 치이기만 해
겉은 생채기 투성인데도 요란하게 소리를 내
누가봐도 속이 훤히 보이는데 텅 빈 깡통은 몰라
그래서 더 요란하게 소리를 내
들키고 싶지 않아서
누가 너를 다 마셔버린 걸까
싫은데 자꾸만 눈이 가
손을 내밀어 주고 싶어져
그럴수록 같이 넘어지고 말아
오랜만에 깡통을 만났어
생채기는 그대로인데 왠지 모르게 빛이 났어
더 이상 텅 비어있지 않았어
속이 꽉 찬 만두처럼 새 살이 돋아났나봐
깡통이 손을 내밀어 줬어
내 삶에도 희망이 몽글몽글 피어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