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성사

'삶을 잘 살아낸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아마도 각자가 정의하는 바가 있겠지

누군가는 부자가 되는 것으로

누군가는 꿈을 이루고 일에 성취감을 느끼는 것으로

누군가는 건강해지는 것으로

누군가는 사회에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으로

누군가는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양육하는 것으로

다양한 방식의 삶이 있을 거야

나도 생각해 봤어

앞으로 나는 어떻게 잘 살아내고 싶은 지

사실 그전에는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

언제 세상을 떠나도 미련이 없을 것 같았거든

그런데 내가 사랑스러워지니까 잘 살고 싶어지는 거야

고해성사를 봤어

사실 덤덤한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입을 열자마자 눈물이 났어

"그동안 저를 사랑해주지 않은 제 자신을 용서해주고 싶어요"

어디서 이런 말이 나왔는 지도 모르겠어

그런데 갑자기 튀어나왔어

울음이 터져 나왔어

신부님도 눈가가 촉촉해지시는 것 같았어

속이 시원했어

오래 묵은 찌꺼기가 마음의 배수로를 타고 쓸려나가는 것 같아

그때부터야

앞으로 잘 살고 싶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게

오늘을 잘 살면 미래는 분명 달라져

과거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면

오늘의 나는 미래의 나를 만들 거니까

그래서 오늘도 생각해

앞으로 어떻게 잘 살아내고 싶은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