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의 배신
오랜만에 서울을 갔는데 사람이 많았어
거리에도 지하철에도 커피숍에도 식당에도 사람이 많았어
지하철을 타러 계단을 총총 내려가는데
밑으로 갈수록 특유의 공기가 답답해
왜 예전에는 못 느꼈지
지하철을 타고 약속장소로 가는데
사람들 사이로 특유의 열기가 나를 압박해
왜 예전에는 못 느꼈을까
거리를 한참 걷다가 한 카페에 들어갔어
카페는 많았는데 비집고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어
여기는 적당한 소음 덕에 맛있는 커피 덕에 담소를 나누기 좋았어
땀이 많이 났다가 식은 탓일까
날씨의 변덕 탓일까
집에 왔는데 목이 아파
내가 낯설어진 걸까
바이러스가 자꾸 따라와
목감기가 되면 안 되는데
서울은 내게 디즈니랜드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