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술 좀 마셨습니다
소주를 두 병 마셨습니다
삶이 잣같습니다
미치지 않으면 모른다,
취하지 않으면 모른다
술 취한 척 얘기한다
당신 재미없다고
찌든 삶이 지겹다고오
누구도 얘기를 안 해
다들 알고 있잖아
삶이 비참하다는 걸
지겹다고
썩은 동태 눈깔을 하고서
허례허식 차리는 게 역겹다고
그냥 거울을 보고서
구억 질을 하는 거야,ㅡ
지겹다고오
잘나신 나랏님도 몰라
무엇 때문에 사는지
지겹다고오
그러고서는,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이
즐거운 척 웃어댄다고
역겹다고
당신의 추한 결핍이
난 경험하지 않아도 안다고
잘난척해대지 말라고
그냥
다들 결핍을 채우려 사는 거야
그리고 우연히 다 채우면 알아
아무 의미 없다는 거
삶이 별로 재미없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