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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츤츤 Jul 31. 2022

무더위 속 노지 실습은 대책이 필요해

에어컨 달린 작업복은 없나요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 Day 25~29

2022. 7. 4 (월) ~ 12일 (금)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 5-6주 차


매일 폭염주의보, 폭염특보 알람이 핸드폰을 울려대며 바깥 활동을 자제하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었지만 우리는 그런 날씨 속에도 노지 실습을 했다. 다행인 건 비가 오락가락하려고 구름이 뜨거운 햇빛을 가려주었다. 그런데 비가 오려고 폼만 잡아대는 바람에 습도만 높아져서 힘들기도 했다. 차라리 시원하게 비가 오면 좋았을 텐데. 안 그래도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는 소식이 예비 농부인 내 마음도 아프게 한다.

지구가 정말 더워지는 게 하루 종일 밖에 나와있어 보니 체감이 된다. 너무ㅠㅜ





노지재배 실습

실습장 비닐하우스 안의 온도도 45도를 넘기고 있었는데(물론 이렇게 되면 안 된다.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는 것;;) 노지에 나와보니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가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사람을 지치게 만들었다.

분명히 준비를 열심히 하고 나갔지만 말이다.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뜨거운 햇살이었다.


바라(만) 보는 노지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계란후라이꽃 이라 불리는 개망초 귀엽다.



수차례의 하우스 실습을 통해 훈련된 예비 농부들의 일꾼 패션 TIP (이라 쓰고 생존 패션 TIP이라고 읽는다)


1) 땀 배출이 용이하고 바람이 들어오는 냉감 소재의 옷들로 꽁꽁 몸을 싸매 준다.

2) 풀독과 벌레를 막기 위해 긴팔 티와 긴 바지는 필수다. 반팔 티에 팔 토시도 괜찮기는 하다.

3) 챙이 넓고 얼굴과 목을 가려주는 가리개가 달린 모자와 팔 토시까지 풀로 장착한다.

4) 진흙과 물에 젖지 않도록 장화를 신는다. (땅이 말랐을 때에는 작업화도 괜찮다.)

5) 장화를 오래 신으면 발이 아픈데 이럴 때는 통풍이 잘 되는 깔창을 넣어주면 한 결 낫다.

6) 작업을 할 때는 손 보호를 위해 장갑을 착용한다. 안전이 제일이다.

7) 아무리 준비를 해도 더우니 중간중간 잘 쉬고 보온병에 담은 냉수를 마셔라.



작업은 간단했다. 잡초를 제거하고 고추를 수확했다. 그리고 고추 모종이 넘어지지 않도록 끈으로 지지대를 만들어주었다.

무성했던 잡초 제거


잡초 속에 고추가 숨어있었다


고추 유인 작업


날씨도 그렇고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노지 실습을 나오기가 어려웠었다. 그래서 그런지 작업이 많이 밀려있었다. 그러다 보니 잡초를 키우는 건지 모를 정도로 잡초가 많았다. 잡초를 뽑다가 고구마 뿌리까지 다 뽑히는 경우도 있었다.


신기하게도 바로 옆에서 자라는 옥수수에는 잡초가 하나도 없이 잘 자라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옥수수 뿌리에서는 잡초가 잘 자라지 못하도록 화학물질을 뿜어내서 그렇다고 한다. (옥수수로 밭에 울타리를 만들어주면 잡초가 안 자라려나...?)


30분 정도 일하고 30분 쉬고, 얼음물도 마시고 충분히 그늘에서 휴식을 해 가면서 일했다.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났다.


휴식시간에 모자 안에 얼음물을 넣어두니 괜찮았다. 나중에 노지에서 본격적으로 일하게 될 때에는 양배추나 얼음팩이라도 모자에 넣어놓고 일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 뭔가 작업용 워크웨어를 만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무더워서 힘들었지만 노지가 그리 크지 않기도 했고 여럿이서 작업을 하니 짧고 굵게 끝낼 수 있었다. 그래도 간헐적으로 소나기가 오고 구름이 껴서 그나마 더위가 덜해 다행이었다. 많이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역시 모자 속 얼음물이 효과가 좋았다. 무더위 속 노지재배는 대책이 필요하다. 마치 온난화와 기후변화가 계속되는 지구에서 살기에 대책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노지에서는 동물 친구들과 많이 만날 수 있다. 청개구리, 달팽이를 만났다.


용맹한 사마귀는 방아깨비의 덩치에 놀라 도망갔다. (아직 새끼라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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