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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츤츤 Feb 16. 2024

좀 늦은 나의 2023년 리뷰

며칠 전 구글 드라이브를 정리하다가 이런 이름의 파일을 발견했다.


"2023년 목표"
생성 날짜 2023. 1. 23


파일을 열어보니 내가 하려고 했던 일들을 적어두고 그 결과에 대해 표시해 둔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래도 꽤 많은 것들을 해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은 것들을 하지는 않았다는 불편한 생각이 들기도ㅎㅎ


※ 각각의 목표마다 성과별로 별점을 매겨보기로 했다. 별 5개가 만점.






1. 개인 목표 : 무화과 농부가 되는 첫걸음 (별점 : 4 ★★★★☆)


① 영암 이사 & 정착 (전셋집 이사) : O

② 차량 임대/구입 : O

③ 무화과 선도농가에서 일하며 재배 실습 : △

④ 청창농 선정 : O

⑤ 영암 내 토지 혹은 하우스 임대 + 농업 경영체 등록 : X




① 11월에 영암으로 이사를 완료했다! 국민임대주택이라 저렴하게 잘 구했는데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거의 8개월을 기다린 듯ㅎㅎ


사실 서울 전셋집을 뺄 때 방송에만 나오던 전세사기에 휘말릴 뻔! 했지만... (아니 이미 보증보험까지 간 거니깐 휘말린 거라고 봐야 하나?) 다행히도 보증보험을 통해 전세금 다 돌려받고 빠져나왔다. 계약은 이미 끝났지만 보증보험을 기다리느라 꼬박 5개월을 기다렸다. (전세사기로 업무가 폭주한 상태였다고 한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잘 해결돼서 다행이었다.





② 연초에 중고차 모닝을 구입해서 아주 잘 타고 있다. 1년 동안 약 12,000km 정도 주행을 했다. 지금은 영암에서 소중한 나의 이동 수단이 되어주고 있다.


중고차 구매했던 이야기는 브런치포스팅으로 만들었었다.





③ 연초 그리고 연말, 무화과 농가에 찾아가 조금 일을 했다. 집 문제가 해결되지 않다 보니 자주 갈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그래도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④ 4월, 청창농에 선정되었다! (2024년 3월 31일까지 경영체 등록을 하지 않으면 자격이 날아가기에 서두르는 중!)





⑤ 집 문제가 해결되지 않다 보니 땅을 구할 수가 없었다. 영암으로 이사한 후 부단히 노력한 끝에 드디어 올해 2024년에 땅 계약을 할 수 있었다! 3월 31일까지 경영체 등록만 잘하면 끝!














2. 브랜딩 목표 : 팔리는 퍼스널 브랜딩 (별점 : 1 ★☆☆☆☆)


① 일기/에세이 같은 것이 아닌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블로그/SNS 글쓰기 : X

②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에 대한 사전조사 : X

③ 내가 할 수 있는/하고 싶은 것에 대해 정리/ 종합해 글쓰기(주 1~2회) : X



뭔가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다 보니 공감이 어렵다고 생각했다. 누가 나의 일상을 궁금해하겠나. 사람은 결국 얻고자 하는 정보나 경험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의 경험을 비춰보기 마련이다. 그래서 중고차 구매 경험을 녹인 글을 써보기도 했다. 올해에는 조금씩 시도해 보려고 한다. 너무 지나치게 개인적인 이야기보다는 그걸 통해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에 대해 써보면 되지 않을까.






※ 마지막 목표는 친구들과 함께 만들었던 커뮤니티 모임 "시네마 수프클럽"의 목표를 적었었다.



3. 수프클럽 목표 : 지속가능성이 있는 모임 (재미/목표/동기, 재정)  (별점 : 4 ★★★★☆)


① 영화, 드라마, 책 전시 등 다양한 문화 소재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접하고 내 것으로 만들기 : O

② 다양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소통/공감/토론하며 시각 넓히기 : O

③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유료 모임으로 만들기 (설득보다는 끌리게 하기) : X



아쉽게도 이 모임은 만든 사람들의 바쁜 사정으로 2022년 11월, 첫 모임을 끝으로 계속하지 못했다.

그래도 서울이 아닌 지역(나주)에서 사람들을 모을 수 있다는 것, 만족스러운 경험을 안겨줬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그렇지만 이를 계기로 나주 영산포에서 온/오프라인 북클럽을 열었다. 온라인 9회, 오프라인 2회 동안 모이는 동안 작가와의 대화에 마지막에는 포틀럭 파티까지 열었다. 모인 분들과는 정말 끈끈한 인연이 되었다. 그래서 무척 뿌듯한 경험이 되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또 어떤 형태로 이어져나갈지 궁금하다.


좋은 콘텐츠는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종합 (별점 : 3 ★★★☆☆)


사실 2023년은 돌아보니 무척 불안한 해였다. 지금 와서 돌아보니 결과론적으로 괜찮아 보일 뿐이다. 해당 시기를 지날 때는 정말 노심초사에 하루하루가 정해진 것들이 없어 불안했다.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일들이 너무 많았고 내가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하고 마음속 한편에 정리해서 담아놓고, 내 눈앞에 일들에만 집중하며 의식적으로 불안을 잊으려 했다. 식물을 키우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다행히도 결과가 잘 맺어져 지금은 또 영암에서 농부의 삶, 새로운 시작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아마 2023년을 나는 이렇게 기억하게 될 것 같다.

기다림을 배운 한 해. 인내를 배운 한 해로.

농사는 기다림이라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ㅎㅎ



옥상 텃밭에서 서리가 오기 전까지 길렀던 (야매) 에어룸 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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