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내 마음을 알고 있나요?
생각 속에 파묻혀
그저 눈 감으면 보일까 싶었네
내 욕심인 줄 모르고
그대의 가슴을 가리키며 사랑이라 불렀네
아아 그대여
오늘 그 어떤 나체의 말 대신
나 그대 앞에서
목놓아 울어보리
진실로 쏟아내어
그대의 품 안에
이 눈물로 씻어내어
티 없는 마음 한 가득
온전히 그대에게
교제한 지 3~4개월쯤 나는 여자 친구에게 빠져있었다. 그녀는 똑똑하고 멋지고 이뻤다. 그런데 도통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나는 늘 투명하게 그녀의 마음을 보고 싶었지만 사실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먼저 나의 마음을 보여주기로 했다. 나의 사랑은 어떤 느낌일까 고민하면 한 자 한 자 써 내려갔다. 지금 생각하면 오글거리지만 그 당시에는 사뭇 진지했다. 내가 사랑시를 쓰고 있다니! 그렇게 시 합평회 때 소개했고 호평을 받아 기쁜 마음으로 그녀의 표정을 확인했다. 기대와 달리 그녀는 별 표정 없이 말도 없었다. 내심 아쉽기도 하고 방법이 틀렸구나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나는 그녀가 무슨 마음인지 모른 채 1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했다. 행복한 기억도 있지만 나는 늘 불안했다. 그런 나를 안심시키기 위해 사귀는 동안 늘 사랑한다고 말해주었지만 믿지 못했던 건 나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