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처럼쉽지 않을걸?
Meta+Universe가 합쳐진 신조어, 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세계적인 흐름 속에 우리나라도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구축하여 관민이 합동으로 메타버스 트렌드 선도 국가로 나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1년 5월 18일 출범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는 초기 17개의 기업이 참여하였고 8월 31일 자 기준으로 300개 이상의 회원사가 모여들어 산업 분야 다양성이 확장되고 있다. 메타버스 얼라이언스가 새롭게 추가된 디지털 뉴딜 정책 2.0으로 2025년까지 46조 6000억 원의 재원이 투자될 예정이며 이번 10월 새로운 10여 개의 프로젝트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러한 관심 속에 수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메타버스 용어에 대한 오용 및 남용 그리고 혹은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마다 그 범위가 기준이 다르다는 점은 아직 가는 길이 멀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그리고 진정 과연 메타버스 세계가 모바일 세계를 뒤엎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문이 붙는다.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으려면 기본적으로 기술, 시장, 관심 3가지의 요소가 모두 충족되어가지만 가능하다. 이 3가지 측면에서 메타버스 트렌드를 살펴보았다.
(1) 기술: 하드웨어의 개발 속도 생각보다 더디다.
1992년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하고 현재 2021년까지 19년이 지났다. 그리고 이 유행의 시발점이라고 생각되는 가장 큰 일은 2014년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이다. 그리고 페이스북은 이듬해에 리프트 S 그리고 작년에는 퀘스트 2를 출시했다. 6년 만에 많은 사람의 호평을 받는 하드웨어를 만들었다는 것에는 긍정적이나 거의 20년이 되어가는 메타버스 역사에서 비춰보자면 아직 아쉬움이 남는다.
기업들의 광고나 Youtube 콘텐츠에서는 마치 금방 상용화될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지만 아직 HMD에서 머문다는 점만 고려해봐도 상용화의 길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최신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도 3D 멀미, 착용감에 대한 이슈가 남아 있다는 것 또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와야 가능하다. 메타버스 산업에 선두주자인 페이스북은 2025까지 증강 현실 글라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지만 이후 가격적인 부문이나 유통망 개설에까지 고려해본다면 아직 먼 이야기로 들린다.
(2) 시장: BM 모델 구축 가능한가?
하드웨어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수익 구조를 구축해야 안정적인 사업으로 유지가 가능하다. 국내 기업 중 메타버스 트렌드 선도 기업인 네이버 제페토 역시 투자에 기대어 기업이 운영되고 있고 여전히 적자 실적을 면치 못했다. 제페토 이용자가 2억 명을 모았다고 언론 기사들이 말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경제력이 없는 10대가 거의 대부분이기에 이용자 수 대비 수익 창출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그럼 해외는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다시 페이스북을 살펴보면 21년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가 꿈꾸는 메타버스도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광고를 핵심 수익원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런 BM 구조를 설파했지만 그날 주가가 4% 하락했다는 소식은 전문가들에게 그리 좋은 전망을 주지 못한 것으로 판명된다.
그 이유는 페이스북 과거 행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초창기 페이스북은 많은 이용자들의 자신의 공간을 꾸미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시작했다.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이에 배너 광고 및 네이티브 광고 등 상업 광고가 생겨났다. 결국 현재의 모습처럼 본래 목적인 사람들 간의 소통은 사리지고 기업들의 홍보 수단으로 변모해 나갔다. 이와 같은 모습이 추후 메타버스에서도 일어난다면 굳이 이용자들이 스마트폰으로 편하게 할 수 있는 페이스북을 놔두고 메타버스 속으로 들어갈 이유는 없다.
(3) 관심: 기초적인 단계에 머물러있어(기업), 세대 갈등 초래할 수 있어(대중)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운용할 자본을 갖췄더라도 대중적인 관심이 모아지지 않으면 서비스되기 어렵다. 관심 측면에서는 기업적 관심과 대중적 관심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먼저 기업적 관심을 살펴보면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앞서 개요에서 말했듯 메타버스 얼라이언스가 300여 개의 기업이 참여했지만 가입을 이제 막 했을 뿐 구체적으로 시작한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다. 뉴스 기사를 찾아봐도 업계 최초 타이틀을 따기 위한 가입들이 다수를 이루고 명확히 비전을 내세우는 기업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음으로 대중적인 관심을 살펴보면 제페토의 사례를 다시 사용할 수 있다. 10대 위주의 이용객인 제페토가 10년 후에 점차 자리를 잡고 스마트폰의 영역을 침범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 트렌드 주류 세력인 20대는 자신의 10대 경험을 살려 잘 적응하겠지만 그 이전 세대는 디지털 소외 계층으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문제는 현재 QR코드 및 키오스크로 인해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이 외에도 소수이지만 여전히 스마트폰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도 있는 것을 고려해보면 이후 메타버스 세대로 넘어가는데 디지털 소외 계층을 설득시키는 작업은 대중화의 큰 장벽으로 존재할 것이다.
새로운 미래 산업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도 시대적 요구와 흐름에 따라 그 방향성은 지속될 것이다. 그리고 이 패러다임의 전망은 다음 세대 오큘러스 시리즈가 분수령이 될 것이다. 메타버스라는 세계가 VR이던 AR이든 기기를 통해 새롭게 창조되는 세계이기 때문에(물론 기기를 배제하고 새로운 가상공간 창조와 현실 세계처럼 다중 인터렉션이 일어나는 공간으로 정의하는 경우도 많다) 기기의 기술력 여부에 따라서 성장성이 판가름날 것이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국내 메타버스 선도 기업인 제페토는 반쪽짜리 성공을 거두었을 뿐이다. 아직 메타버스라고 부르기에는 매체가 모바일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한계점이며 기존 MMORPG와 샌드박스(게임) + 보이스톡과 디스코드(소통 채널)와 큰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 물론 시작하는 단계이기에 아직 평가하긴 이르다. 그리고 이 글의 요지도 그렇다. 메타버스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기에 누구도 메타버스에 대해 단언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