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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icial Kes Oct 24. 2020

각자의 시간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3일 내내 제육볶음을 먹는 사내가 있다. 

가을 냄새에 예민한 매미 소리 같은 사람이었다.

3일을 지새고 나면 대형 마트에 간다.

돼지고기 한 근을 사고 나면 

남의 장바구니를 훔쳐보기 바빴다.

사내는 그득한 장바구니 사이를 날아서 온다.

낙엽을 밟을까 조심스러운 모양새이다.

집에 돌아오면 아침이 오기 전까지 

분주함을 준비한다.

사내의 저녁은 정돈해야 할 시간들이 많다.

잠자기 전에는 욕실에 마음을 꺼내 놓고 

연착 없는 잠을 기다린다.

저벅저벅 아침이 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암막 커튼도 무기력해지는 순간,

다시금 코를 킁킁거리며 

피할 수 없이 스며드는 하루의 내음을 맡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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