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3일 내내 제육볶음을 먹는 사내가 있다.
가을 냄새에 예민한 매미 소리 같은 사람이었다.
3일을 지새고 나면 대형 마트에 간다.
돼지고기 한 근을 사고 나면
남의 장바구니를 훔쳐보기 바빴다.
사내는 그득한 장바구니 사이를 날아서 온다.
낙엽을 밟을까 조심스러운 모양새이다.
집에 돌아오면 아침이 오기 전까지
분주함을 준비한다.
사내의 저녁은 정돈해야 할 시간들이 많다.
잠자기 전에는 욕실에 마음을 꺼내 놓고
연착 없는 잠을 기다린다.
저벅저벅 아침이 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암막 커튼도 무기력해지는 순간,
다시금 코를 킁킁거리며
피할 수 없이 스며드는 하루의 내음을 맡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