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을 위한 마음가짐
어설프게 눈을 감고 자면
여지를 주게 돼요.
샤워하던 중 무심결에 떨어뜨린 비누.
얼마나 아팠을까요.
말없이 예전의 모습을 잃어버려
속상하진 않았을까요.
아마 악소리를 지르고 싶었을 거예요.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에
고통은 상상 이상.
아마 공감할 수 없을 거예요.
위로받고 싶었을 거예요.
손으로 쓰다듬어주면서
괜찮니 라는 말 한마디가 듣고 싶었을 거예요.
허나, 토해내 듯 하는 말을 듣기 싫었을지 몰라요.
가만 생각해보니 실망감도 컸을 거예요.
소중히 다뤄지지 않는 제 모습에
가슴 한편이 아리진 않았을까 걱정이 돼요.
내심 욕실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었을거라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눈물 쏟고 싶었을 거예요.
하지만 물 없이 울 수 없기에
답답했을 거예요.
스스로 쏟아내고 비워내고
싶은 심정은 아니었을까요.
이런 생각을 하면 한도 끝도 없어요.
그러니 눈을 꼭 감고 자야 해요.
적당히 감았다간 비집고 들어오는 간절함에
선잠을 자기 일수예요.
안그럼 원망섞인 잠을 자게 되니까
그래야 내일 아침에
비누로 씻을 수 있으니까.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적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