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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icial Kes Dec 02. 2020

어설프게 눈을 감고 자면

숙면을 위한 마음가짐

어설프게 눈을 감고 자면 

여지를 주게 돼요.


샤워하던 중 무심결에 떨어뜨린 비누.

얼마나 아팠을까요.

말없이 예전의 모습을 잃어버려

속상하진 않았을까요.


아마 악소리를 지르고 싶었을 거예요.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에 

고통은 상상 이상.

아마 공감할 수 없을 거예요.


위로받고 싶었을 거예요.

손으로 쓰다듬어주면서

괜찮니 라는 말 한마디가 듣고 싶었을 거예요.

허나, 토해내 듯 하는 말을 듣기 싫었을지 몰라요.


가만 생각해보니 실망감도 컸을 거예요.

소중히 다뤄지지 않는 제 모습에

가슴 한편이 아리진 않았을까 걱정이 돼요.

내심 욕실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었을거라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눈물 쏟고 싶었을 거예요.

하지만 물 없이 울 수 없기에

답답했을 거예요. 

스스로 쏟아내고 비워내고

싶은 심정은 아니었을까요.


이런 생각을 하면 한도 끝도 없어요.

그러니 눈을 꼭 감고 자야 해요.

적당히 감았다간 비집고 들어오는 간절함에

선잠을 자기 일수예요.


안그럼 원망섞인 잠을 자게 되니까

그래야 내일 아침에 

비누로 씻을 수 있으니까.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적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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