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침이 버겁다. 눈을 뜨면 출근 시간까지는 빠듯하고, 몸은 아직 덜 깬 상태다. 부지런한 사람들처럼 아침을 여유롭게 시작하는 건 내게 먼 이야기다. 그래서 선택한 게 있다. 딱 두 가지. 쉐이크 한 잔, 그리고 5분짜리 피부관리. 이 두 가지만큼은 웬만하면 지키려 한다.
아침을 챙겨 먹자니 귀찮고, 굶자니 오전 내내 무기력하다. 그렇게 방황하던 시절, 체중조절 쉐이크를 알게 됐다. 솔직히 처음엔 거부감이 컸다. 인공적인 맛, 묽은 질감, 어딘가 허전한 느낌. 하지만 나에게 필요한 건 완벽한 맛이 아니라, 최소한의 포만감과 지속 가능한 루틴이었다.
오랜기간 다양한 브랜드를 시도한 끝에, 내 입맛에 맞는 제품을 찾았다. 지금은 아침마다 쉐이크 용기째 물을 담아 흔든 뒤 출근길에 마신다. 준비 시간은 단 1분. 그 짧은 시간에 오늘은 그래도 뭐라도 했다’는 작은 뿌듯함이 생긴다.
피부는 비교적 좋은 편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클렌징을 게을리하지 않고, 수분감을 중심으로 관리해왔다. 아침엔 토너패드로 피부를 닦고, 앰플과 수분크림을 바른다. 선크림까지 마무리하면 준비 완료. 5분이면 충분하다. 이 루틴을 무너지지 않게 유지하는 게 나에겐 중요하다.
나는 늘 다이어트에 실패해왔다. 야식을 끊지 못했고, 운동은 작심삼일이었다. 하지만 피부만큼은 비교적 잘 지켜왔다. 그래서 요즘은 ‘피부처럼 식단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루틴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내 루틴은 화려하지 않다. 인스타그램에서 보이는 아침 루틴처럼 멋지지도 않다. 하지만 진짜다. 귀찮음과 타협하면서도, 매일 다시 시작하고 있다. 쉐이크와 스킨케어, 이 두 가지를 지키면 스스로를 조금 더 괜찮게 느낀다.
‘게으른루틴’이라는 필명은 나를 정확히 설명한다. 게으르지만, 버티고 싶고 변화하고 싶은 사람. 완벽하지 않지만 진심은 있는 사람. 이 공간에서, 그런 나의 기록들을 써 내려가고 싶다.
혹시 당신도 나처럼 작심삼일 앞에서 무너지는 사람이라면, 혹은 꾸준함 대신 ‘다시 시작하기’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 이야기가 작은 공감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나는 아침을 쉐이크로 시작했고, 내일도 그러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