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Super Soul M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연희 Sep 15. 2022

월 1억을 버는 데 불행한 이유

월 순수입이 1억이라면 당신은 행복하시겠습니까?

라고 물으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일단 벌고나서 생각해보죠. 하하하”


벌지 않아도

지금 당장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스스로에게 ‘나는 지금 행복한가?’ 묻는 것이다.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월 1억을 벌어도

행복하지 않을 확률이 99퍼다.



우리 가족은 한 달에 천만 원 정도를 번다.

작고 오래된 시골집에 살지만

마당의 감나무와 새를 보며 차를 마실 수 있고

읽고 싶은 책을 사거나

지인에게 밥을 사는 데

크게 망설이지 않을 수 있는 형편이다.


경제적인 것만 얘기하자면,

나의 목표는 세금 떼고

한 달에 미화 10만 불을 버는 것이다.

요즘 환율로 치면 1억 3천9백만 원쯤 되겠다.

왜 달러로 목표를 정했느냐고 물으신다면?

모르겠다. 그냥 좀 글로벌하게 살고 싶달까?

한국에서 월 1억이면 크게 느껴지지만,

미화 월 10만 불이면 왠지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도 있다.


매달 3만 불은 여행 경비로 쓸 것이고

1만 불은 나와 남편을 위한 자기 계발비

1만 불은 아이들 교육비로 쓸 것이다.

1만 불은 양가 부모님 용돈

1만 불은 일반 생활비 및 지인들에게 밥을 사거나 선물하는 비용

2만 불은 투자를 하고

1만 불은 저축을 하겠다.

그렇게 되면 총 10만 불의 고정지출을 하게 되는데

그중 사용하지 않은 비용은 저축하거나 이월시키지 않고 모두 기부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그 달에 여행을 가지 않았거나

티베트이나 라오스 등

도저히 3만 불을 쓰기 힘든 곳으로

여행을 갔다면 억지로 돈을 탕진하지 않고

나머지는 돈은 모두 필요한 곳에 기부하는 것이다.


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


혼자 앉아서 이렇게 있지도 않은 돈으로

플랜을 짜고 공상에 빠져 있는 내 모습이

참 우스워 보일 만도 한데

내 남편은 은근 진지하다.

"그래 당신은 할 수 있어!"





누군가는 현재의 내 삶을 부러워할 것이다.

특히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를 만난다면

"이거 욕심이 끝도 없군. 그 정도면 만족해야 하는 거 아니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화성 이주를 꿈꾸고 있는

일론 머스크 같은 사람에 비하면

내 목표는 지나치게 소박하고 개인적이다.


나도 아마 월 10만 달러 순수입을 달성하게 되면

한동안 귀가 입에 걸리도록 신나 하다가

'생각보다 큰돈이 아닌데?' 하고

월 100만 달러를 벌겠다는 목표를 정하게 될지 모른다.

아니 아마 그렇게 될 것이다.


우리가 월 백만 원을 벌든,

천만 원을 벌든, 1억을 벌든

지금 바로 이 순간

행복해야 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끝없이 달아나는 목표만 쳐다보느라

지금 이 순간을 달콤하게 누리지 못 한다면

결국 죽는 날 후회만 남지 않겠는가.

'나는 과연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렸나'


돈을 버는 수단과 방법, 과정이

나답고, 즐겁고, 가치 있어야 하는 이유 또한

거기에 있다.

행복은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향해 가는

과정 속에 깃들어 있다.

가족도, 친구도, 나 자신의 휴식과 평안도 외면하며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열심히 살았는데

정상에서 깃발을 들어 상자를 열어보니

바라던 행복이 나오는 게 아니라,

다음 미션이 나온다면.

그것이 끝없이 반복된다면

얼마나 삶이 허무하겠는가.


목표를 정해 걷되

득달같이 앞만 보고 걷지 말고

꽃구경하듯 즐기며 걷자.

함께 걷는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바위에 앉아 쉬기도 하면서...

이렇게 가나 저렇게 가나

앞으로 가기만 하면 언젠가 다다르지 않겠는가.

그래야 산 정상에서

다음 목표 지점을 전달받았을 때

흥미로운 마음으로 또 다른 여정을 향해

걸을 수 있다.


인간은 원래 어딘가를 향해 걷는 존재다.

어차피 그 끝은 죽음이기에

얼마나 높은 산을 올랐느냐

몇 개의 산을 올랐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때로는 산을 아예 오르지 않아도

아무 상관없다.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게 걸었는지

그 길에서 누구를 만났는지

얼마나 사람들을 부축하고 응원했는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는

결국 그런 것들만이 남는다.




끝으로 티베트 뵌 불교의 계승자 '텐진 왕걀 린포체' 님의 책 '티베트의 꿈과 잠 명상'에 나온 글 한 편을 소개한다. 오늘 내 마음을 울린 문장이고, 덕분의 위의 글도 썼다.


“우리는 도시의 스트레스를 피해 바다나 산으로 떠난다. 아니면 시골생활의 고립과 고단함을 떠나 도시의 흥분을 느껴보기도 한다. 변화는 좋은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다. 불만의 근원은 우리를 따라 새집으로 옮겨왔고, 또다시 새로운 불만이 자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다시 한번 희망과 두려움이 뒤섞인 혼란에 빠지고 만다.


어쩌면 우리는 더 많은 돈, 더 멋진 파트너, 더 좋은 몸이나 직업, 학력을 가진다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이 진실이 아님을 알고 있다. 부자라고 해서 고난에서 벗어날 수 없고, 멋진 새 파트너에게는 어떤 식으로든 불만을 느끼게 될 것이며, 몸은 노화될 것이고, 새로운 직업에 대한 흥미는 줄어들 것이다.


불행에 대한 해결책을 외부 세계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우리의 욕구는 일시적으로만 채워진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욕망의 바람에 의해 마음이 산란해져 불안과 불만에서 벗어날 수 없다.”



- 고요한, 리즈  -



매거진의 이전글 그만하기로 했다. 자기 계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