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을 계속 하면 벌어지는 일
요즘 제가 아침저녁으로 명상을 한다고 하니, 이런 질문을 종종 받게 됩니다.
"명상을 하면 마음이 평화로워진다고 하는데.... 그때 뿐 아닌가요?"
"생각이 떠오르면 호흡으로 돌아오라는 건 알겠는데, 그렇게 하면 결국 뭐가 어떻게 좋아진다는 거죠?"
저 역시 비슷한 질문을 가지고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고난이 닥칠 때만 교회를 찾는 불성실한 신도처럼, 마음이 괴로울 때 마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명상을 했지만 늘 한조각 의구심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하루종일 명상만 할 수도 없고, 결국 일상으로 돌아오면 마찬가지 아닌가? 명상에 깊이 빠지다보면 결국 속세를 떠나고 싶어지는 거 아닐까? 나는 무소유를 주장하는 스님이나 히말라야 수행자처럼 살고 싶지는 않은데. 속세 안에서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잘 살고 싶은데....'
그래서 책을 읽기 시작했고, 명상에 관한 공부도 시작했습니다. 제가 호기심이 길게 가는 편이 아니고, 공부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디팍초프라, 에크하르트톨레, 웨인다이어, 마이클싱어, 달라이라마 등 세계적인 영적 스승 (Spiritual Leader)으로 알려진 분들의 책을 여러번 읽고, 올해 3월부터 디팍초프라 명상지도자 과정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며 매일 아침 저녁 30분씩 명상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 과정과 제 삶의 변화를 토대로, 위 질문에 대답을 해보려합니다. 명상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지만, 혹시라도 위 질문에 답을 구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약간의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요.
짧은 글이지만,
글을 읽는 순간에도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는
호흡을 의식하며
천천히 읽어주세요.
명상은
끊임없이 떠오르는 생각과 생각의 틈 사이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생각과 생각 사이의 틈에는 뭐가 있을까요?
고요함이 있습니다.
그 고요함 안으로 들어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더 높은 차원의 의식으로 연결됩니다.
그 의식은
생각에 휩쓸리지 않고
생각을 바라보는
'나'라는 에너지입니다.
그 의식은
자연의 섭리, 우주적 지능으로도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그 의식을 만나는 것을
기독교에서는 내 안의 신을 만난다라고 표현하고,
불교에서는 참나를 발견한다라고 표현합니다.
처음엔 생각과 생각의 틈에 머무르는 순간이
아주 짧을수도 있습니다.
1초일 수도 있고, 5초 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반복하는 명상을 통해
이 고요한 틈은 점점 넓어집니다.
그러다가 자기도 모르는 새에
이 틈에 훅 빨려들어가기도 합니다.
그 안에서 우리가 아직까지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우주적 평화와 사랑을 느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 경험이 강렬하든
알아채기 어려울 만큼 미약하든 상관없습니다.
바닷물에 발을 담그듯
반복되는 명상을 통해
우리는 이 높은 차원의 의식에
서서히 젖어들어가게 됩니다.
우주적 의식이
우리의 삶 속으로 조용히 스며듭니다.
그래서 명상을 하다보면 점점
생각과 습관,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됩니다.
무의식 적인 습관, 과거와 미래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힐 때 마다
나의 의식이 그것을 알아차리기 때문입니다.
일상의 매 순간마다
지금 이 순간의 호흡을 느끼며
집중하게 됩니다.
뭔가를 이루기 위해 애를 쓰는 대신
자연스러운 흐름에 삶을 맡기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불안과 혼란에 빠지는 대신
우주적 지능이 가져다주는 직관에 따라
순수하게 행동하게 됩니다.
계획하거나 애쓰지 않고
그저 내 앞에 주어진 일을 기쁘게 해 내는 것 만으로도
내가 이 세상에 온 목적을 이루고,
나 만의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여전히
뜬 구름 잡는 소리 처럼 들리시나요?
ㅎㅎㅎ
그렇다면 제가 아직 부족한 탓입니다.
명상을 통해 제가 얻은 변화가 참 많아서
마음 같아서는 전도사처럼 일장 연설을 하고 싶지만
이 또한 자연스럽게....
몇몇 분들의 마음에라도 이 글이 닿을 수 있다면
그걸로 감사하겠습니다.
자, 눈을 감고
코로 호흡합니다.
숨을 조절하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부풀어올랐다가 작아지는
배와 가슴을 느낍니다.
생각이 떠오르면 마음으로 조용히 미소지으며
호흡으로 돌아옵니다.
그 호흡 속에 바로
생각과 생각의 틈이 있습니다.
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