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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희 Feb 17. 2023

에고는 뭐고, 참나는 또 뭔가?

심리학이나, 철학, 인문학 책에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Ego 에고

(영어권에서는 '이고'라고 발음해요.)


사전적 의미 생략하고, 그냥 이해하시기 쉽게 설명해볼께요.


에고란 내가 나에게 붙이는 라벨입니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할 때, '이런 사람'에 해당되는 것이죠.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으면, 우리는 보통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는 이연희입니다.

나는 장녀입니다.

나는 47세입니다.

나는 사업가입니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나는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요가와 명상 수련을 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혼자 지내는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등등등등


자신을 설명하고 표현할 수 있는 말들은 끝도 없이 많습니다.

이것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변한다는 것입니다.


나의 얼굴도, 몸도, 생각도, 감정도, 철학도, 취향도, 직업도 계속 변화합니다. 나를 부르는 단어인 이름도 원한다면 바꿀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변할 수 있는 것들은 다 에고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이 에고를 자기 자신이라고 믿습니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스스로를 규정하고 그것을 지키고 싶어 하죠.


드러내서 말로 표현하든, 생각으로만 하든 에고가 강하면 아무래도 사는 게 조금 더 힘들어집니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 없이 한 행동이나 상황을 자기 위주로 해석하여 위협을 느끼고 상처받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운전을 하고 가는데 누가 클랙슨을 빵 하고 울리면 ‘저 인간이 지금 나 무시하는 거야?'라고 생각해버립니다. 무슨 사정이 있길래 경적을 크게 울리는가?를 질문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뭔가 기분이 상해 말을 하지 않으면,

"무슨 일 있니?" 하고 아이의 상황에 관심을 가져주기보다 ‘너 지금 나 무시하는 거야?'라며 화를 냅니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확신이 강할수록

변하지 않으려는 저항도 강합니다.

한마디로 고집불통이 되는 것이죠.


참나 (Real Me)

기원후 8세기 경에 활동하던 인도 베다 철학자 아디 샹카라 (Adi Shankara)는 인간을 이루는 요소를 아래와 같이 정리했습니다.


영어 공부한다 생각하고, 봐 주세요.


쉽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나를 이루는 것들

              육체 : 환경, 몸, 에너지            

              정신체 : 생각, 감정, 에고            

              원인체 : 개인의 영혼, 집단 영혼, 우주적 영혼            


육체와 정신체는 변화합니다.

참나는 변하지 않는 것 3번 원인체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변하지 않는

우주적 영혼이, 가장 참나에 가깝습니다.




우주적 영혼이 뭐야?

개인의 영혼은 순수하지만, 우리 각 개인의 영혼은 어쩔 수 없이 세대를 가로지르는 유전자의 영향을 받습니다. 불교에는 업보라는 개념이 있어서, 전생의 업보가 후생의 영혼에 이어진다고 하고요. 기독교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매달림으로써 우리를 업보에서 해방시켰다고 가르칩니다.


집단 영혼은 신화, 미신, 종교 같은 것입니다.


우주적 영혼이라는 개념은.....


음....


이렇게 표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수십억 개의 다양한 전구에 불이 켜져 있는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우리 각 개인은 각각 다른 모양의 전구입니다.

어떤 전구는 불빛이 흐리고, 어떤 전구는 쨍하게 밝고

어떤 전구는 크고, 어떤 전구는 작습니다.

어떤 전구는 코팅이 진해 불빛이 잘 새어 나오지 않고

어떤 전구는 투명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다른 모양, 크기, 밝기의 빛을 내뿜습니다.



하지만, 그 빛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기, 곧 에너지가 만들어내는 빛이라는 것이죠.

전구의 모양은 다르지만, 그 빛은 하나의 에너지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 에너지를

우주적 영혼 (참나)에 비유하면 어떨까 싶어요.


우리가 명상을 하는 이유는

내면의 고요함 속으로 들어가, 참나를 발견하기 위해서입니다.

각자의 종교 활동을 통해 기도를 하는 이유 또한

우리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신(참나)를 발견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걸 발견하면 뭐가 달라지나요?


세상을 편가르고, 남과 나를 분리하는 생각은 에고의 영역입니다.


남과 여, 남과 북, 흑인과 백인, 대졸자와 고졸자, 힌두교와 이슬람교, 기독교와 불교,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이런 분리들은 분쟁과 대립과 폭력을 낳습니다. 먼 이야기를 할 것도 없이 나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보세요. 당신은 이렇고 나는 이렇다는 생각이 얼마나 많은 다툼을 초래하나요?


우리는 각자 다른 모습으로, 다른 빛을 내며 살아가지만 결국 하나의 에너지, 하나의 영혼이라는 것. 기독교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모두 신이 사랑하는 똑같은 자식이라는 것. 인간을 넘어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은 나와 같은 에너지로 이루어진 동일한 존재라는 것. 그 것을 아는 것이 참나를 깨닫는 것입니다.


참나를 발견한다는 것은, 세상과 나의 연결성을 깨닫는다는 뜻이며 명상의 최종 목표입니다.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본질 역시 바로 이 '범우주적 사랑'을 깨닫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달라이라마, 틱낫한 스님, 마더테레사, 디팍초프라, 투투주교 등 이 시대의 영적 지도자로 불리는 분들은 사람들의 의식이 점점 깨어나고 있다고 믿습니다. 환경오염과 부의 양극화, 바이러스 등 사회 문제가 심각하지만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진정한 자아'를 찾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유례없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명상이나 기도 등으로 자신의 내면과 깊이 접촉하고, 내 안의 신, 우주적 영혼, 참나를 깨닫는 사람의 숫자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10억 인구를 임계치 : 크리티컬 매스로 봅니다.) 사랑과 조화로움의 에너지가 폭력과 분쟁의 에너지를 압도해 지구상에 일대 변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가 명상을 하고, 주변인들에게 전파하고 싶은 이유도 거국적으로는 위의 목표에 일조하기 위해서랍니다.

^^



2023년 2월 17일

고요한 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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