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Super Soul M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연희 Jul 09. 2020

출근하기 너무 싫은 동생들에게

현재하고 있는 일을 10년 뒤에도 하고 있다고 상상해봐. 끔찍한 기분이 들거나 깊은 한숨이 나온다면 회사에 민폐끼치지 말고 지금 그냥 그만둬. 당장 어떻게 먹고사냐고? 일단, 자동차를 팔고, 신용카드는 잘라 없애. 다음달에 나가야 할 돈 때문에 그만두지 못 하는 거잖아. 노예처럼 살지 않으려면 빚부터 없애야해. 그리고 네 길을 찾을 때 까지 아르바이트를 해.


20대에는 부모에게 손을 벌려도 안 되지만, 돈을 모아도 안 돼. 버는 족족 여행하고 놀면서 나를 알아가고, 세상을 경험해야지. 술이나 퍼마시고 내일은 없다는 듯이 살라는 말이 아니야. ‘나’라는 자산에 투자하라는 거지.


실패와 실수를 하더라도 그 속에서 뭐 하나라도 배우면 그만인 게 20대야. 좌충우돌 살아. 금수저 흙수저 탓하며 징징대지 말고, 네 힘으로 100만 원이라도 모아서 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봐. 사실 의지만 있다면 50만원만 있어도 돼. 사업은 돈으로 하는 게 아니니까.


실패가 두렵다고, 부모님께 얹혀살면서 공부를 더 하겠다거나, 자격증을 따겠다는 생각은 하지 마. 꼭 네가 하고 싶은 일도 아니잖아. 그리고, 지금 청춘을 바친 자격증이 10년 후에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거 너도 알잖아. 당장 네 밥 벌이는 할 수 있어야, 진정한 어른이고 미래도 있는 거야.


30대에는 작던 크던 자기만의 영역을 만들어야해. 명함 뒤에 숨지 말고, 내 이름 석자를 브랜드로 만들라는 뜻이야. 아직 뚜렷한 목표나 꿈을 찾지 못했더라도, 어디에서 무얼 하던지 사장 처럼 일해. 비싼 돈내고 비즈니스 스쿨 다닐 생각하지 말고, 하고 있는 일을 통해서 사업을 배우고 너를 성장시켜. 기회는 우리가 전혀 생각지 못 한 방법으로, 인연과 우연을 통해서 오는거야. 건물 청소를 하더라도 사장의 마음으로 하는 사람은 언젠가 건물주가 될 수 있어.


술 먹고 신세 한탄하며 루저들과 몰려다니지 말고 틈나는 대로 책을 읽어. 부업으로 작은 장사를 해 보던가,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유튜버라도 해.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과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최대한 많은 시도를 하고, 최대한 많은 실패를 경험해.


그래야, 회사에서 쫓겨날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40대가 될 수 있어. 경험도 스스로에 대한 신념도 없이 세상에 홀로 내던져진 중년이 적금통장과 퇴직금을 날리는 건 한순간이야. 세상을 너무 많이 알아 두려움이 커지기 전에, 생떼같은 자식들 굶을까 봐 이도 저도 못하게 되기 전에... 출근하는 게 설레고 기쁘지 않다면, 당장 회사를 때려치워. 그리고, 좌충우돌 깨지면서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을 필사적으로 찾아.


다만 그건 알아야 해.


뭐든 일이 되면 열정은 반드시 식는다는 거.

열정이 식어도 계속해 나가야 한다는 거.


떡볶이를 좋아해서 떡볶이 집을 차릴 수 있고, 와인 애호가라서 와인바를 차릴 수는 있겠지. 하지만 매일 똑같은 공간에 갇혀 떡볶이를 휘젓다 보면, 어두컴컴한 바에서 시큼한 바닥을 닦다 보면 모든 게 다 지긋지긋해지는데 세 달도 안 걸려.  


글 쓰는 시간이 행복해서 블로그를 시작하고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꾸는 나도 조회수가 20명이 안 되고 아무도 좋아요를 눌러주지 않는 날들이 반복되면 금세 시들해져서 다 집어치우고 싶을 때가 있어. 그 초라한 기분을 딛고 일어나, 거북목을 부여잡고 그래도 계속 글을 써 나가야, 나는 스스로에게 작가라는 칭호를 붙일 수 있게 돼.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뭘까?

그 지겨움과 괴로움을 이겨내게 하는 힘은 뭘까?  


나는 그것이

'내가 세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확신'이라고 생각해.


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울고, 웃고, 공감하며 삶에 한가닥 위안과 희망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 내 떡볶이를 맛있게 먹으며 송골송골 맺힌 땀과 함께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는 사람을 볼 때의 기쁨, 하루 종일 갑질에 시달리던 사람이 내가 권한 음악과 와인 한잔으로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는 시간을 갖도록 돕는 즐거움. 그런 즐거움이 있을 때라야만 열정을 행복으로 바꿔 계속 일을 해 나아갈 수 있고, 그것이 쌓여서 성공이 되는거야. 반대로, 다른 사람을 위해 기여하고 있다는 확신이 없다면,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성공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없어.


그러니, 오늘부터 질문을 바꿔.


어떻게 먹고살 수 있을까?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

머리를 싸매는 대신


세상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질문을 던지고,

부단히 부딪히면서 그것을 찾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건강을 가졌다는 게,

내 한 몸만 생각하면 된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너는 아직 모르지?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그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